대전 다문화 가정 다섯 쌍, 백년가약을 맺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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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다문화 가정 다섯 쌍, 백년가약을 맺다

  • 승인 2017-07-16 13:23
  • 신문게재 2017-07-17 20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대전 결혼예식업운영자협회·대전시 도움 받아 무료진행

400여 명 하객 열렬한 환호 받으며 무사히 결혼 마쳐




“진정한 부부가 됐음을 선언합니다.”

16일 The맑음웨딩홀에서 다문화 가정 다섯 부부가 백년가약을 약속했다. 이날 ‘제7회 다문화 가정 무료합동결혼식’에선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베트남 등 다문화 가정 다섯 부부가 평생의 동반자가 됐음을 서로에게 맹세했다.



다문화 가정 무료합동결혼식은 지역 다문화 가정 중 생활여건이 어려워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부부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혼인신고는 마쳤지만, 형편상 결혼을 올릴 여력이 안 되는 이들이 대전 결혼예식업 운영자협회(회장 박희삼)와 대전시의 도움을 받아 일평생의 단 한 번뿐인 결혼식을 올렸다.

양가부모의 화축점화로 결혼식의 시작을 알렸다. “신랑, 신부 입장” 사회자의 말이 떨어지자 다섯 쌍의 다문화 가정 부부는 팔짱을 끼고 주례선생님 앞까지 천천히 걸어갔다. 다소 긴장한 모습을 보였지만 입가의 미소는 끊이질 않았다. 신랑·신부는 400여 명의 하객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서로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어떠한 힘든 일이 있더라도 부부는 서로의 힘이 돼 줄 것을 약속합니까?” 주례 선생님의 말이 떨어지자 이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거리며 마주 잡은 손을 더 꼭 움켜쥐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겠다는 다짐 아래 하객들을 바라보며 90도로 인사하기도 했다. 이어진 대전시다문화가족센터의 베트남전통춤 공연이 평생을 함께하자는 다섯 부부의 약속을 축하했다. 다른 부부들과 달리 한 부부는 서로를 애정이 어린 모습으로 바라봤다. 지난 2006년 혼인신고를 마쳤지만, 경제적인 여건이 부족한 탓에 결혼식 계획만 세워뒀던 지난날이 흑백필름처럼 스쳐 지나갔기 때문이다. 신랑은 신부 귀에 나지막이 “그동안 고생했다”고 속삭였고, 신부는 공들인 화장이 지워질까 울음을 참으며 끄덕였다.

오랫동안 계획만 세워두고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이들을 축하하는 하객들도 남다른 심정이었다. 베트남 신부를 축하하러 온 한 하객은 “신부가 항상 결혼식을 올리고 싶단 말을 입에 달고 살았지만, 주머니 사정 탓에 하지 못했는데, 결혼식이 진행되기 몇 달 전부터 들뜬 모습을 보였다”며 “머나먼 타국에 왔지만, 행복한 모습으로 평생을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신랑, 신부 행진” 결혼식의 마무리인 행진으로 다문화 가정 다섯 부부는 결혼식장이 떠나갈 정도로 박수갈채를 받으며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부부가 됐음을 알렸다.

결혼식은 대전지역 웨딩업체가 한 부부씩 지원을 도맡아 이뤄졌다. 파라다이스 웨딩홀과 오페라 웨딩홀, The맑음 웨딩홀, VIP 웨딩홀, 유성컨벤션 웨딩홀 등 5곳의 지역 웨딩업체가 이들의 결혼식을 후원했다. 일반 결혼식과 마찬가지로, 신부화장부터 사진·비디오촬영, 뷔페식사까지 모든 절차가 진행됐다.

박희삼 회장은 “내년에도 경제적인 여건 탓에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는 다문화 가정 부부를 선정해 무료 합동 결혼식을 진행하려한다”며 “지역사회에 안전한 정착과 복지증진을 도모하고, 건전한 결혼 문화 조성을 선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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