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진섭 KAIST(한국과학기술원) 미래전략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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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후 6.25의 전란을 겪으며 외국의 원조로 근근이 연명하던 우리나라가 이제는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으로 발전하고, 인터넷 속도 세계 1위, 첨단기술제품 수출액 6위, 과학경쟁력 2년 연속 8위와 연구개발비와 연구개발인력 세계 5위의 최상위권 수준에 도달하며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빠르게 준비해나가고 있다. 이렇게 대한민국은 세계가 놀라고 부러워하는 국가발전모델로서 경제적인 성장과 발전을 넘어 이제는 촛불혁명을 통해 민주국가로서의 국제적인 위상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외부적으로 달라진 국가위상에 비해 아직은 내부적으로나 정신적인 측면에서 이러한 국가위상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항상 부족한 존재로서 인식하고 스스로의 자존감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많은 연구를 통해 자존감은 개인과 조직의 성장과 발전에 중요한 긍정적인 요인으로 교육현장에서 뿐만 아니라 다양한 조직과 일상생활에서도 자존감을 높이기 위한 노력과 활동을 전개하기도 한다.
우리는 척박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잘 살아보겠다는 의지와 선진국을 따라 잡아야 한다는 당위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고 이제는 어느 정도 당위적인 목표를 이루어왔다고 볼 수 있다. 짧은 기간에 세계사적으로 유래가 없는 성장과 발전을 우리의 힘으로 이루어낸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우리는 스스로를 대견하게 생각하고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 어느 누가 어느 국민이 우리처럼 이렇게 현신과 열정을 다해 국가발전을 이루었던가!
이제 우리는 경제적인 발전에 민주적인 발전까지 더불어 이루어낸 자랑스러운 국가이자 국민이 되었다. 세계 어디에 가도 당당할 수 있는 힘을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낸 것이다. 더 이상 우리는 남을 쫓아가고 따라가는 존재가 아닌 당당한 모습으로 세계를 이끌어갈 수 있는 자신감과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원칙과 상식이 기반이 되는 국가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법과 제도에 의한 정당한 지배와 공정하고 정의로운 시장질서에 의해 운영되는 경제시스템, 실패가 함께 용인되는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과학기술 연구개발 환경 그리고 사람의 존엄과 가치가 존중되는 사회문화적인 인식이 우선되는 국가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모든 것의 기반에는 높은 자존감이 있어야 한다. 자존감(Self-esteem)은 말 그대로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이다. 자신의 능력과 한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전반적인 의견이다. 스스로 가치 있는 존재임을 인식하고, 인생의 역경에 맞서 이겨낼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믿고 자신의 노력에 따라 삶에서 성취를 이뤄낼 수 있다는 일종의 자기 확신이다. 자존감이 적당하게 잘 형성된 사람은 자신을 소중히 여기며, 다른 사람과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우리가 달라진 국가적인 위상을 향유하고 보다 당당한 모습으로 세계를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아직도 부족한 존재가 아니라 그러한 능력을 충분하게 갖춘 존재로 인식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단순하게 배고픔을 극복하고 경제적으로 풍족해진 국가가 아니라 민주적인 질서를 통해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질서로 시스템이 운영되고 스스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국민들로 이루어진 선진국가로 발전해나가는 것을 소망한다.
방진섭 KAIST(한국과학기술원) 미래전략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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