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리 후 기쁨을 나누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들 모습=한화이글스 제공 |
투타 밸런스 붕괴…김성근 전 감독 결별로 어수선
‘빈수레가 요란했다.’
한화 이글스는 올 시즌을 ‘필사즉생’의 각오로 임했다. 한화는 올 시즌에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면 LG 트윈스(2003~2012시즌)에 이어 10년 연속 포스트 시즌에 못 오른 2번째 팀이라는 불명예를 쓰게 된다. 여기에 구단은 막대한 투자에 대한 효과를 거둬야 했다. 김성근 전 감독도 임기 마지막 시즌으로 명예회복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하지만, 한화는 전반기 내내 하위권을 맴돌았다. 85경기에서 36승1무48패를 기록하며 8위에 머물렀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한 5위 두산과는 7.5경기차다.
한화는 시즌 중 김 전 감독이 팀을 떠나는 어수선한 상황이 연출됐다. 다행히 이상군 감독대행이 팀을 빠르게 수습했지만, 좀처럼 분위기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김 전 감독과의 결별은 지난 시즌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강도 높은 훈련과 베테랑 위주의 경기 운영 등 한화 구단이 지향하는 방향과 어울리지 않았다. 한화는 지난해 박종훈 단장을 영입하며 젊은 선수 육성에 대한 기조를 강화했다. 전권을 쥐고 있던 김 전 감독은 권한 축소에 불쾌함을 드러냈고, 결국 팀과 이별을 결정했다. 김 전 감독이 지휘했던 43경기에서 18승 25패를 기록했던 한화는 이 감독대행이 벤치를 지킨 후 18승1무23패를 거뒀다. 성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었다.
한화의 전반기 부진에는 선발진이 제역할을 못한 것이 컸다. 원투펀치 역할을 기대했던 외국인 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와 알렉시 오간도는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제대로 소화해주지 못했다. 여기에 상대 타선을 압도하는 구위도 보여주지 못하면서, 상대 원투펀치와의 싸움에서 우위를 보이지 못했다. 비야누에바는 2승(5패), 오간도는 5승(4패)을 거뒀다. 배영수가 베테랑의 역할을 잘해줬지만, 나머지 선발 후보들도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이태양, 송은범은 부진 끝에 2군으로 내려갔고, 김재영, 김범수 등 젊은 신예들을 기용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불펜진도 전반기 막판 불안한 모습이었다. 지난 2년간 필승조로 활약한 권혁, 송창식, 박정진이 제 역할을 못했다. 권혁은 허리부상으로 전반기 막판에 합류했고, 송창식은 피로누적으로 제구위를 보여주지 못했다. 박정진도 부진 끝에 2군으로 내려갔다. 이들을 대체해 강승현, 이동걸, 이충호 등 젊은 투수들이 기회를 얻었지만, 초반 활약을 이어가지주는 못했다.
타선은 부상에 시름했다. 국가대표테이블세터 이용규는 손목 골절로 전반기 막판에 돌아왔다. 공격은 물론 외야수비에도 치명적이었다. 정근우, 이성열, 송광민, 로사리오, 김태균 등 중심타자들도 돌아가면서 잔부상을 당했다. 한화는 주전과 비주전 간 격차가 큰 팀이다. 주전선수의 부상이 공격에 큰 영향을 줬다. 타선의 기복도 심했다. 상대 투수와 컨디션에 따라 공격에 큰 차이가 났다. 주루 등 세밀한 플레이가 부족해 방망이가 식으면 좀처럼 점수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 감독대행은 희망의 끈을 놓고 있지 않다. 이 감독대행은 “아직 시즌이 60경기 남아있다.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해볼 때가진 해봐야 한다”면서 “역시 투수진이 관건이다. 불펜에 변화를 주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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