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택 시장도 보건복지부 등 새 정부에 구체적 절차 마련 요구
대전 지역사회가 13일 문재인 정부에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 공약 이행을 강하게 촉구했다.
사단법인 토닥토닥과 50여 장애아동 가족은 이날 대전예술의전당 컨벤션홀에서 가진 토론회를 통해 “국내 중증장애아동과 그 가족들이 겪는 상황은 매우 열악하다”며 “전문 치료시설이 없는 탓에 상시적인 생명 위험이 노출된 중증장애아들이 병상을 찾아 전국을 떠돌아 다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재활난민이라는 말까지 생길 정도로 상시적인 돌봄이 필요하지만 온전히 가족의 몫으로 맡겨지고, 비급여 비중이 큰 장기재활치료는 가정 경제의 파탄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한 뒤 “치료가 장기화될수록 정상적인 가정생활과 경제적 여력이 위협받는 악순환을 높이게 되는 상황이기에 장애아 가족들은 전문적인 치료와 돌봄이 가능한 어린이재활병원의 필요성에 절감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이 약속한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 이행을 강하게 요구했다.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의 필요성을 일깨운 건우군과 건우군의 아버지인 김동석 이사장 등은 오는 19일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는 청와대를 찾아 문 대통령에게 직접 공약 이행을 촉구할 계획이다.
이는 문 대통령 공약은 됐지만 사업이 보다 빠르게 진행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새 정부가 출범 후에도 보건복지부 등에서의 대응은 미온적이다. 복지부가 어린이재활병원 건립과 관련해 진행한 용역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고, 사업을 어떻게 이끌 것인가에 대한 방향성 조차 나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행사에 참여한 권선택 대전시장도 새 정부가 보다 구체적인 절차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권 시장은 “(어린이재활병원이) 되긴 될 것 같다. 오랫동안 공론화해 왔고, 그 결실로 대선공약으로 담겨져 건립 사업이 탄력받게 됐다”면서 “문 대통령이 3차례에 걸쳐 얘기할 만큼 강력한 의지도 담겨있고 국정기획자문위가 이를 작업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나 권 시장은 3년째 추진하고 있는 대전의료원이 경제성을 우선시하는 현행 예비타당성 조사의 난간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어린이재활병원 건립 사업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권 시장은 “이제는 액션이 필요한 시기로,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시가 시행 중인 용역을 보건복지부에도 제공할 의사가 있다”며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를 요청했다.
반면, 정치권은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에 호의적이다. 병원 건립 추진에 동참해온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최고위원(대전 서을)은 지난 12일 대전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중증장애 어린이들이 반듯한 전문질환병원 하나없이 이병원 저병원을 전전하는게 OECD에 가입돼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이라며 “병원 건립을 이뤄내겠다”고 했다.
한편, 너에게 행복을 장애아동학부모회 조사 결과, 현재 국내 장애아동 수는 8만 9486명에 달하고 있으며, 대전에만 3719명의 장애아동이 존재하고 있다. 이 중 1급은 978명, 2급은 903명이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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