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거짓과 조작은 시대의 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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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거짓과 조작은 시대의 역행

  • 승인 2017-07-13 14:05
  • 양동길 / 시인양동길 / 시인
현시대를 1인 미디어 시대라 하기도 합니다. 블로그(blog)는 1997년 미국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거미줄 같은 통신망인 웹(web)과 기록하다는 뜻의 로그(log)가 합해진 말로 개인 미디어를 뜻합니다. 자신의 관심사나 의도하는 바를 자유롭게 만들어 웹상에 올리지요. 그를 통해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생각을 공유합니다.

그간 발전과 진화를 거듭하여, 각종 SNS, 유투브, 아프리카 TV, 팟캐스트 등 다양한 형태가 등장하고, 사용되고 있습니다. 누구나 콘텐츠를 생산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지요. 관련 장비들의 발달로 아무나 손쉽게 생방송을 할 수 있으며, 언재고 재생할 수 있습니다. 동영상 제작도 원활하지요. 일반인들의 이미지나 영상 기술도 전문가 수준입니다. 수십 만 명 이상의 회원들을 보유하고 있거나 접속자를 가지고 있는 개인 미디어들도 다수 눈에 띕니다.

자신의 신념이나 주장을 자유롭게 주장하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고무적이며 신바람 나는 일입니다. 그런데 빛은 반드시 그늘을 수반합니다. 왜곡, 거짓된 정보를 유포하거나 악용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합니다.

지난 6월 말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방문 시 방명록에 “대한미국 대통령”이라 서명하여 언론에 회자 된 일이 있습니다. 이 사실이 보도되자 곧바로 SNS에 보수 언론의 거짓 보도라며 “대한민국 대통령”이라 정확하게 서명된 진본이란 그림이 올라왔습니다. 치밀하게 조작하고 친절하게 안내 그래픽과 설명까지 덧붙인 그림이지요. 아마 그림을 조작한 사람은 누가 미국에 가서 확인할까 싶었겠지요. 그런데 그만 청와대에서 실수한 것이 맞다고 발표했습니다. 맹목적 추종자의 그릇된 행동이라 생각합니다.

세월호가 잠수함과 충돌했다고 주장하는 블로그는 지금도 버젓이 게재 되어 있습니다. 선내 폭발이 있었다거나 유사한 주장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얼마나 그럴듯한 주장들인지 수십만이 퍼 나르고 수백만이 보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침몰한 선박을 인양한 선례가 없답니다. 그러한 사실이 제멋대로 논리를 전개할 수 있는 바탕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세월호가 물위로 떠오르자 진실도 함께 떠올랐지요. 해당 운영자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다”는 말 한마디로 자신의 잘못된 주장을 가름했습니다. 사회적 파장이 얼마나 컸나를 모르는 모양입니다.

▲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문준용 제보 조작’에 대해 사과한 뒤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
▲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문준용 제보 조작’에 대해 사과한 뒤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후보 아들의 특혜취업문제가 제기되었지요. 근거로 삼았던 녹취록 조작이 밝혀졌습니다. 관련하여 국민의 당 이유미, 이준서가 구속되었지요. 7월 12일 안철수 전 대통령 후보가 사과 하였습니다. 본인의 책임임을 천명하였습니다만 새정치를 하겠다고 주창한 집단이나 개인이 참 계면쩍게 되었습니다. 보는 입장에서도 무척 씁쓸합니다. 돌이켜 보면 선거 때마다 흑색선전(Matador)이 난무하고 거짓과 조작이 많이 있어 왔습니다.

최순실 사건에 엄청나게 많은 녹취록들이 등장합니다. 그런 관계로 당사자들은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사건이 아닌가 하는 주장을 내비치기도 했지요. 일반인들도 깜짝 놀랐을 겁니다. 물론 당사자의 허락 없는 녹취는 불법이라 알고 있습니다. 누구와 마음대로 대화하고 행동 할 수 있을까? 서로 의심하고 불신하는 사회풍토가 조성되지나 않을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한편으론 이것도 법이 시대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례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이제 세간의 변화를 바로보아야 합니다. 이만하면 체득될 만도 하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정치인이나 지도자라 하는 사람들이 변화에 대한 무지에서 빨리 벗어났으면 합니다.

어디에나 카메라가 부착되어 있고, 누구나 언제고 미디어 관련 장비들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항상 바르고 정직할 것을 강제당하는 투명한 사회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어서 깨달아야 합니다.

가장 작은 사회인 가족관계에서도 하고 싶은 말을 다하고 살지 않습니다. 더구나 거짓이나 조작을 하면 안 되지요. 갈수록 신뢰관계를 깨는 사회와 개인은 존재하기 어렵게 됩니다.

투명한 거울 앞에 있으면서 암벽 앞에 서 있다고 착각하지나 않는지요? 거짓 정보는 말할 것도 없고, 진실을 왜곡하고 있지나 않는지? 사회적 불신을 창조하고 있지나 않는지? 갈등을 조장하고 있지나 않는지? 함부로 말하고 있지나 않는지? 너나없이 성찰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아무리 전지전능한 능력이 있다 해도 곡학아세曲學阿世할 수 있는 허접한 세상이 아닙니다.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 자연히 도태됩니다.

양동길 / 시인,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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