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선 대전과학기술대 교수 |
위(魏)나라 왕 조조는 후계자로 장자(長子)인 조비(曹丕)와 똑똑하고 문장이 뛰어난 조식(曹植)중 나이와 장자라는 명분으로 조비를 황태자로 정하였고, 그 이면에는 훗날 황후가 된 곽씨의 도움이 컸다고 한다. 곽씨(郭氏)는 군(郡)의 장관인 곽영(郭永)의 딸로 어려서부터 남달리 영특하여 곽영이“내 딸은 여자 중의 왕이다”라 칭하며‘여왕’이라 불렀다고 한다.“옛날 제왕은 천하를 다스림에 있어[在昔帝王之治天下(재석제왕지치천하)] 밖에서 돕지 않으면 안에서 돕는 것이 있었다[不惟外輔 亦有內助(불유외보 역유내조)”라는 말로 남편의 사회생활이나 출세에 미치는 아내의 도움을 내조의 공이라고 하며‘내조지공’이라는 말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와 상대적인 개념으로 자본주위와 계몽주의사상으로 18세기 후반부터 대략 200년전부터 페미니즘은 시작되었다.
페미니즘이란, 여성과 남성의 권리 및 기회의 평등을 핵심으로 여성과 남성의 관계를 살펴보고, 여성이 사회 제도 및 관념에 의해 보편화되지 않는 것들을 통용화 하는 사회적ㆍ정치적 운동과 이론들을 포괄하는 용어이다. 역사적으로 남성이 사회활동과 정치참여를 주도해왔기 때문에, 페미니즘은 여성의 권익을 넓히고 실현하는 것을 주된 활동으로 한다.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과 프랑스 영부인의 서로 다른 퍼스트레이디의 독특한 내조방식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당하게 나이를 극복한 24세 연상의 마크롱 부인 브리짓 트로뉴은 고교 교사로서의 첫 만남과 전남편과의 이혼, 12년 동안의 교재와 결혼, 아내이자 정치적 지지자인 프랑스 영부인으로서의 삶을 위해 교단을 떠나 소외된 청년의 교육문제를 위해 싸울 것이라면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가장 ‘핫’한 퍼스트레이디로 첫 이민자 출신, 첫 패션모델 출신, 첫 누드모델 출신, 첫 세 번째 부인 등의 수식어가 붙는 24세 연하인 미국 영부인 멜라니아는 사회운동에 헌신한 엘리너 루스벨트(32대), 똑똑한 여성의 대표 격으로 국정을 도왔던 힐러리 클린턴(42대), 아동 비만 퇴치와 공교육 강화에 전력했던 하버드 법대 출신의 미셸 오바마(44대) 등과 사회 통념상 지성과 품위를 내세웠던 퍼스트레이디의 역할과 이미지에 상당히 상충되었기에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유도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도 일명‘캠퍼스커플(C.C)’출신의 퍼스트레이디로 소개팅으로 첫 만남에서 유신정권 반대시위로 재회, 사법고시 뒷바라지와 합격, 영화같은 프로포즈와 결혼, 내조를 위해 꿈을 접고 정치적 지지자와 삶의 반려자로서의 김정숙 영부인의 드라마틱한 일화가 있다.
더욱이 방미외교 순방 중 워싱턴 초청간담회에서 한국을 위해 애썼던 조안 허버드 전 주한대사 부인에게 호감의 표시로 입고 있던 재킷을 그 자리에서 선뜻 벗어서 선물하던 호탕함은 우리 것의 아름다움에 대한 당당함과 함께하자는 여유로움의 표현이 아니었을까 한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는 그동안 다소 주춤했던 미국 THAAD, 독일 G20, 일본 위안부 협의 등 정상외교 등을 위한 여러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다. 외교는 정부간 소통을 위한 고도의 정치적 기술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며, 이런 관점에서 국가의 외적 행위는 상대국에게 자국의 의도를 전달하려는 것을 목표로 다소 경직된 여러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같이 자국의 의도를 상대국에게 전달하려는 국가의 어려운 공적 행위를 가장 부드러운 여성의 손길로 접근하는 기품 있는 버선코 내조외교가 어려운 상황을 풀어가는 중요한 열쇠로 자리매김 하는 것은 아닌지 사뭇 기대해 본다.
김종선 대전과학기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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