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희정 금남초등학교 병설유치원 교사 |
하지만 현실은 수많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을 살피다보면 어느새 반나절이 지나며, 업무를 처리에 몰두하면 나의 하루는 순식간에 흘러가버렸다. 이러한 일과가 반복되다 보니 아이들의 교육활동에 대한 연구와 고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어졌다. 그러다보니 결국 교육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나를 짓눌렀다. 내가 꿈꿨던 교사의 역할을 해내기엔 나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마음이 많이 힘든 적도 있었다. 그 때 우연히 연수에서 “가르치려하지 말아라. 함께 놀이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교사가 계획한 수업과 놀이는 아이들에게 수행해야할 과제처럼 다가온다는 내용이었다. 연수를 듣고 난 마음이 쿵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다. 난 그동안 어쩌면 교사가 하고 싶은 활동을 열정적으로 준비한 만큼 아이들이 적극적인 반응을 보여주기를 바라지 않았을까? 아이들이 가장 활기차고 신날 때는 언제일까를 다시 한 번 생각 하게 되었다. 능동적이고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 아이들의 눈은 빛이 난다. 내가 만들어놓은 수업 안에서만 한정적으로 아이들의 생각을 듣고자 했던 것에 대해 반성했다.
나는 이렇게 아이들에게 묻는다. “우리 내일은 무슨 놀이를 할까?” 이 질문을 하자마자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친구의 생각을 듣고 함박웃음을 짓는다. 완벽하진 않아도 아이들은 우리가 스스로 무엇인가를 계획하고 해낸다는 것에 행복해 한다. 재미있고 창의적인 생각들이 모여 의견을 조율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기도 하지만, 이런 경험을 통해 다른 사람의 의견을 수용하는 방법을 배울 것이다. 내가 예측했던 답변과는 다른 이야기가 나와서 당황스러울 때도 있지만, 나도 아이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을 떠올린다. 이렇게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하루에 나도 마음이 뭉클해진다. “사람은 어릴 때 놀던 힘으로 살아간다”는 말처럼 난 어릴 때의 기억이 참 소중했고, 이런 추억을 아이들에게도 선물하고 싶다. 이제 나는 아이들이 세상으로 나아가는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행복한 하루를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이다. 먼 훗날 이 시간들이 행복하고 아름다운 힘이 되기를 바란다. 아이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하루가 더 빛날 수 있도록 지지하는 교사가 되길 다짐하며 이 글을 마친다.
강희정 금남초등학교 병설유치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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