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청년 주거부담과 우리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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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청년 주거부담과 우리의 자세

  • 승인 2017-07-09 10:12
  • 신문게재 2017-07-10 18면
▲ 김양수 LH 대전충남본부장
▲ 김양수 LH 대전충남본부장
지난달 청년실업률이 12.3%로 1999년 관련 통계작성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나타낸 가운데, 주거비는 계속 상승해 소득 대비 주거비 비율은 이미 30%를 넘어선 상태다. 총소비지출 중 주거비 비중을 나타내는 슈바베계수가 2014년 기준으로 34.5%라고 한다. 전체 소비 중 3분의 1을 주거비로 지출하는 셈이다. 청년 주거문제는 높은 등록금, 낮은 취업률과 함께 젊은 세대의 미래를 억누르는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다. 청년세대가 '헬조선',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을 외칠 수밖에 없는 게 요즘 현실이다.

얼마 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내놓은 '결혼·출산 행태 변화와 저출산 대책의 패러다임 전환' 보고서의 결론은 주택매매 가격과 전세가격이 오르면 혼인율과 출산율은 낮아진다는 것이다. 청년들의 높은 주거비 부담이 실제로 결혼과 출산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얘기다. 과중한 주거비 부담은 저출산의 악화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 주거비를 부담하기 어려운 경우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기 위한 지리적 이동을 제약해 결국 미래 소득불평등을 심화시킨다. 또한, 주거비 부담으로 부모와 동거를 지속하는 경우 자연스럽게 부모세대의 부양의무 연장과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진다. 이런 예견되는 사회적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청년가구의 주거안정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현재 청년층에 대한 주거지원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나는 중앙정부에서 기존 주거지원제도의 대상에 청년(대학생, 사회초년생, 신혼부부)층을 포함하거나 특화하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지자체를 중심으로 각 지역사정에 맞는 주거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주거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은 서울시, 경기도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의 '희망하우징', 경기도의 '따복하우스(따뜻하고 복된 하우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청년층을 대상으로 현재 시행되고 있는 주거지원 방안들은 더욱 확대되고 강화돼야 한다. 이에 더해 지원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주거지원 이상의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본다. 우선 청년층의 문제는 고용문제와 직결되는 것으로 주거지원과 고용을 패키지 형태로 상호 결합할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 주택바우처와 결합해 추진되고 있는 '근로연계프로그램'이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 근로·구직중이거나 취업 및 경제적 자립을 위한 직업훈련이나 교육에 참여하면 임대료 감면 등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다음으로, 현 청년층 지원제도의 대부분은 대학생, 취업준비생, 신혼부부 등 청년층의 일부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한시적인 정책지원은 주거 안정성을 담보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특정한 시기로 제한된 지원방식을 넘어 생애맞춤형 주거지원 플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청년층의 주거안정은 장기적으로 혼인의 증가와 저출산 완화를 가져오고 청년들에게 더 많은 경제활동 기회를 제공해 결국 사회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선순환 구조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청년주거 안정을 위한 사회적 관심과 활발한 논의를 기대해 본다.

김양수 LH 대전충남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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