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로 가면 모두 제 정신이 아닌 것 같다. 중국의 보복이 본격화하고 있는 마당에 어찌 한미정상회담에서 사드문제를 배제할 수 있는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저지가 중요한 이슈이었는데 우리에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일본의 재침을 대비해서라도 북핵이 필요하며 우리도 반드시 핵을 보유해야한다. 김진명의 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보면 이를 실감할 수 있다.
사드배치는 무조건 철회해야한다. 사드배치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는 사드배치 반대를 위한 수순이 아니라 배치수용을 위한 절차적 꼼수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사드배치는 한미동맹의 결정”이라며 철회불가를 암시했다. 송영무 국방부장관 후보자는 사드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장관에 취임한다면 제일 먼저 해결할 사안이 사드배치라고 했다. 박근혜 정부의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한 윤병세 외교부장관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우리가 무슨 미국의 종인가? 사드는 우리 안보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미일의 대중국 방어 전략이며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과 연계하면 일본의 자위대가 한반도에 들어올 구실을 만든다. 이런 망국적인 올가미가 없다.
한민족의 몰락이 보이는 듯하다. 위선의 정치가 판을 갈아엎고 있다. 언론을 보면 “용비어천가”를 방불케 하는 “신 용비어천가” 천지다. 결점은 빼고 장점만 부각시킨다. 잘못된 현충일 추념사로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가 앙숙으로 바뀌고, 미국 백악관 방명록에 대한미국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서명해 국민이 불안해하는데도 찬양일색이다.
우리 외교부가 “과거를 덮고 미래를 지향한다는 공통인식 하에 한베 양국관계를 끊임없이 발전시켜왔다”는 관례적인 답변을 내놓았지만 베트남의 분노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한 고위관료는 “베트남은 아직 용서하지 않았다”며 “청부살인” “도살자”라는 막말을 쏟아냈다. 베트남 전 국회사무차장은 “한국대통령의 애국심에 대한 괴괴한 단점” “청부살인은 영원토록 부끄러운 일”이라며 베트남전 참전 이유가 돈 때문이라는 걸 인정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베트남 참전용사의 헌신과 희생을 바탕으로 조국경제가 살아났다”라고 말한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미국주재 일본 총영사 다카시의 “위안부는 돈을 받는 매춘부”라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 베트남 고위인사의 말처럼 대한민국 경제는 우리 국민들의 희생과 투쟁, 창조적인 노동정신으로 일구어낸 것이지 베트남 참전 덕분이 아니다.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의 “한국정부가 베트남 국민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양국의 우호 협력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발언과 행동을 삼갈 것을 요청한다.”는 말을 겸허히 수용해 보다 진중하게 처신하길 바란다.
민주정부 대통령이라면 서민의 아픔을 보듬어주고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여야한다. 경기가 극심한 침체기에 접어든 때에 확인사살이라도 하듯 폭염과 가뭄이 닥쳤다. 기상관측 이래 처음으로 평균 강수량의 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세종시의 경우에는 작년 11월 19일부터 2017년 5월 18일까지 6개월 간 강수량이 120.0mm에 머물러 전년의 33%이었다. 설상가상으로 폭염까지 겹쳐 병해충이 증가해 농민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멸강나방, 총채벌레, 진딧물의 발생이 증가하고, 심지어는 야산에도 나뭇잎과 줄기에 하얀색 미국 선녀벌레들이 들끓고 있다.
반작용을 고려치 않는 뒷북행정이나 수박 겉핥기식 대책으론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대한민국은 물 부족국가이다. 극심한 가뭄에 관정개발을 운운하고 ,소방차와 급수차로 물 퍼 나르기에 급급한 것은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 중수도법 강화라든지 저수지, 댐 건설 등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녹조를 빌미로 4대강 수문을 개방하기보다 지천개발이나 관로를 증설해 농업용수로 사용할 대책을 강구해야한다.
김영삼, 김대중 정부에서 흐지부지된 수질환경보전법의 중수도시설 법적규정을 명료화하고 즉각 이를 단행할 필요가 있다. 세계적으로 변기에 수돗물을 사용하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정치는 앞을 내다보고 해야 한다. 박정희의 산아제한 강제실시가 화근이 되어 출산율 빙하기가 닥쳐 대한민국이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이대로 가면 300년 안에 한민족이 지구상에서 사라질 수 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제시한 ‘공직인사배제 5원칙’을 지켜야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祀)가 낀 자는 절대로 올바른 정치를 하지 못한다. 자질보다 도덕성 검증이 우선이고 앞을 내다보는 지혜가 있어야한다. 군납비리 수사중단지시, 월 3천만 원 자문료 수수, 위장전입, 1차 연평해전 셀프 무공훈장 등, 의혹만으로도 송영무 국방부장관 후보자는 자진사퇴가 타당하다. “서민들이 이해할 수 없는 세계가 있다”는 해명으로 국민을 욕보이기까지 했다. 여러 의혹이 청문회를 통해 충분히 해명되었고 “결정적인 하자”가 없다는 황당한 말로 엄호에 나선 더불어민주당도 똑같다. 이명박근혜 정부에선 그렇지 않았는데 이젠 완전히 의(義)를 상실했다. 현실에 눈이 어두워 미래를 바라보지 못하면 결국 몰락의 수순을 밟는다.
이완순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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