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에서 한라대간에 이르기 까지/ 얼굴도 그리그리 모습도 얼기설기/ 닮은꼴 나주김공 羅州金公/ 왕족의 소수정예 후예들이여// 사회 요소요소에 자리매김 본 분 다 하며/ 국운창성(國運創成) 매진하는 나주김공들/ 재주도 옴실옴실 지혜도 실실히안개 처럼 피 처럼 서린 우리들/ 보무도 당당히 이 나라 열어갈/ 우리들의 세상이여//
뉘라서 우리를 넘보랴/ 비록 작지만 강하고 몇 안되는 나주김공/ 사회의 소금과 빛으로 거듭나노니// 나주김공 왕족이여!/ 눈 부시게 일어나리라/ 그리하여 만만년 대대손손/ 그렇게 그리 거 하리라!//
- 2004년 5월 30일 제주도 중앙종친 수련회. 김우영 시 ‘나주김공 왕족이여!’ 全文
대전 중구는 전국적으로 효문화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는 효의 으뜸 고장이다. 오는 9월 22일부터 24일까지 제9회 ‘대전효문화뿌리축제’의 성공을 위하여 중구 박용갑 청장님과 한광희 문회체육과장님 등 전 직원이 벌써부터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나주김씨 대전종친회장을 맡고 있는 필자로서는 올해에도 대전 중구에서 추진하는 제9회 대전효문화뿌리 축제에 보탬이 되려면 중앙단위 종친회 행사에 참석 연찬하기로 했다.
신록 푸르러움 가득한 지난 6월 24일(토)부터 25일(일)까지 1박 2일간 충북 충주시 수안보 ‘KT&수련원’과 경북 성주군 ‘법수사’에서 제주도와 전국 종친 12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효문화 나주김씨 종친회(회장 김성숙)연찬회가 혈족단위 한마음 화합 한마당 풍성한 잔치가 열렸다.
행사 전 충남 당진시 원로 김성권 서예가님의 ‘충․효․예(忠孝禮)’에 관한 특강이 있었다. 내용은 대략 이렇다. 종친의 기본정신 충효예는 무엇인가? 이는 흔히 말하는 휴머니즘(humanism)이다. 휴머니즘은 인간주의(人間主義) 인문주의(人文主義) 인본주의(人本主義)이며 즉, 인문학(人文學)이다. 휴머니즘주의는 지난 15∼16세기의 유럽에서는 고대의 문예를 부흥시키려는 운동이었다.
사람의 됨됨이를 가르치는 것이 충효예 뿌리이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것은 참된 인간으로 살아가는 도리와 근본, 교훈, 미래 등을 담은 보고(寶庫)가 바로 충효예이며 인문학이다. 인문학은 사람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기 전에는 싫든 좋든 우리들 곁에 있을 수 밖에 없는 ‘인류 최고의 인간학’이다. 그래서 우리는 충효예를 배우고 알아야 한다며 강사는 강조했다.
이어 제1부는 레크레이션 일종으로 열리는데 대전종친회 김우영 회장의 사회로 화합한마당 잔치를 열었다.
인근 충북 제천시에서 온 해오름예술단(단장 윤병순 국악인)의 화려한 ’부채춤‘이 선을 보이자 객석에서는 박수를 보낸다. 이어 ’모듬북‘ 공연과 민요 메들리로 ‘태평가’ ‘창부타령’을 구수하게 열창했다. 또한 ‘비 내리는 고모령’ 등 추억의 트롯공연도 지난 시절을 환기시킬만한 가치있는 노래로서 객석의 환호를 많이 받았다.
이어 김우영 김애경 부부종친 듀엣노래 ‘사랑하는 이에게’와 앵콜송으로 중국노래 ‘月亮代表我的心(달빛이 내 마음을 말해줘요 /鄧麗君)’를 키타연주와 함께 열창하자 갈채를 많이 받았다. 다음은 성악감상으로 김애경 성악가의 가곡 ‘저 구름 흘러가듯’과 이태리 가곡 ‘잔니니스키(다정한 나의 아버지)’를 격조높게 불렀다.
제2부는 종친노래자랑이 열렸다. 상금이 걸린 이 노래자랑은 미리 전국 종친회로부터 신청을 받아 열렸는데 흥겨운 노래와 함께 무대 앞으로 나와 춤을 추었다. 하나된 전국 나주김씨 종친들이 모여 전통국악과 노래, 연주 등 흥겨운 열정의 연찬회를 마쳤다. 멀리에서 온 종친들은 숙소로 올라가 쉬고, 일부 뜻있는 종친들은 상록호텔 야외가든으로 갔다.
강원도 월악산의 시원한 산록향기를 맞으며 상록호텔 야외가든 한밤의 파티에 음악이 빠질 수 있으랴? 대전종친회의 김우영 부부듀엣이 연출하는 ‘모닥불’이라는 노래를 기타연주에 맞추어 불렀다. 이어 김애경 성악가의 이태리 가곡 ‘돌아오라 소렌토로’가 수안보 밤하늘에 울려퍼졌다. 또 함께온 대전종친회 김명기 종친 부부가 통키타를 연주하며 합창을 하자 상록호텔 야외가든에 모인 종친들이 아낌없이 박수를 보낸다.
상록호텔 야외가든에서 열린 한밤의 음악회를 마치고 보람과 즐거움으로 전국의 종친들은 숙소로 돌아왔다. 각자 방에서 서로 오손도손 집안이야기, 세상사는 이야기꽃을 피우며 초여름 밤 혈육의 정을 익히며 꿈나라로 들어갔다.
다음날 종친들을 태운 버스는 경북 성주군 법수사지로 향한다. 가야산 법수사(1975.12.30.지정 경북 유형문화재 제86호)는 통일신라 애장왕 3년(802)에 창건된 사찰이다.
법수사와 나주김씨와는 관계는 이렇다. 비조(鼻祖)인 신라 경순왕의 계자(金湟)가 불가(佛家)에 귀의 법명을 범공이라고 하고 가야산 법수사와 해인사에 머물렀다. 이곳 법수사와 해인사를 오가며 국태민안과 국민통합, 일체중생제도에 용맹정진하면서 이곳과 인연이 되었다.
신라의 마지막 경순대왕의 두 아들은 나라를 잃은 망국한을 품고 산에 들어가 스님이 되었는데 큰아들(鎰, 부안김씨) 마의태자는 금강산으로, 둘째 아들(湟, 나주김씨)은 가야산 법수사로 입산했다. ‘황’은 속세에 왕자 둘을 두고 입산했는데 장자 ‘운발’은 고려태조 왕건으로부터 나주목을 부여받아 오늘의 나주김씨를 이루었다, 둘째 아들은 경주군으로 봉해져 경주김씨의 시조가 되었단다.
현재 나와, 그리고 위로는 부모님과 선조, 아래로는 후손을 즉, 3대를 생각해보는 소중한 기회였으며, 혈족단위 한마음 화합 한마당 풍성한 잔치였다.
“충․효․예(忠孝禮)의 증대로 인하여 사람 내음 솔 솔 풍기는 인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문득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데스(Socrates)의 말이 생각난다.
“천하의 모든 물건 중에서 내 몸보다 더 소중한 것이 없다. 그런데 이 몸은 부모님이 주신 것이다.”
김우영 작가·대전중구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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