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시대] 행복, 그 단순함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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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시대] 행복, 그 단순함에 대해

  • 승인 2017-07-05 08:28
  • 신문게재 2017-07-06 22면
  • 이수진 (국제와이즈멘 한국지역 지도자 연수원 교수)이수진 (국제와이즈멘 한국지역 지도자 연수원 교수)
▲ 이수진 (국제와이즈멘 한국지역 지도자 연수원 교수)
▲ 이수진 (국제와이즈멘 한국지역 지도자 연수원 교수)
행복은 우연히 찾아오는 손님인가? 중년이 되니 가끔씩 지나온 시간들을 회고하는 버릇이 생겼다. 자신의 삶에 잠시 쉼표를 찍어보자는 말을 접하며 행복은 무엇일까 자문해본다. 영국의 소설가 올더스 헉슬리(Aldous Huxley)는 행복은 “의식적인 노력에 의해 성취되는 게 아니다”라며 의미있는 한 마디를 던져준다. 우리 모두는 행복한 삶을 살고, 그것을 누리기를 원한다. 그래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행복한 길을 개척한다. 그러나 행복한 삶을 위한 여정에서 오히려 행복을 잃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실제로 목표한 것을 이루기 위해 절제하고 인내하며 고통까지도 참았던 것이 나의 젊은 시절이었다.

인간은 고상한 목표를 앞세우고 이런 목표를 위해 인내와 절제, 쓴 나물을 씹는 것쯤은 달콤한 사탕을 맛보는 것으로 치부하며 자신들의 삶을 살아간다. 자신의 삶은 없고 목표만 있는 폭풍질주! 이 때문에 사람들은 행복을 얻기도 전에 지쳐버린다. 나 자신도 조금만 참으면 다른 이들과 같이 살 수 있다고 생각하며 달려봤지만 내가 원하는 곳에 한 번도 도달한 적이 없다. 다가가면 사라지는 무지개를 쫒는 허망함만 맛보았다. 행복을 너무 장엄한 어떤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결과였다. 고상한 인생에 다가서기 위해 내가 너무도 많은 것을 잃고 있었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청춘의 때에 푸른 열정을 포기했고, 결혼 후에는 아내와의 사랑스런 추억을 만들지 못하였고, 아이들에게는 다정한 꿈을 나눠주지 못했었다.

행복은 세상이 부러워하는 어떤 것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것임을 놓쳐버린 나는 단순한 생활의 기쁨을 찾아 나섰다. 아내와 함께하는 시간을 늘렸다. 산책도, 노래도, 운동도 함께하며 서로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과는 영화도 함께 보고, 같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 여행도 함께 하며 생각을 나누는 일에 시간을 활용했다. 버트란트 럿셀(Bertrand Russell)이 “어떤 사람이 아내와 자녀들을 보며 기쁘고, 시간의 변화 속에서 즐거움을 찾게 된다면 그는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듯이 삶에 기쁨이 넘쳐났다. 같은 방향을 향해 함께 걸어 갈 가장 신뢰할만한 동반자와 친구를 얻은 것이다. 가장 큰 행복은 따뜻한 가정에서 완성되는 것 같다.

행복을 위한다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억제하며 살아간다면 사람들은 영원히 자신이 원하는 행복에 이를 수 없다. 행복의 조건은 없다. 주변의 사랑해야 할 대상에게 눈빛을 고정하고 나의 주변을 먼저 사랑하는 것, 그로부터 따뜻한 눈빛을 받을 수 있을 때 행복은 넘쳐날 것이다. 우리는 잠깐의 순간에도 수많은 일들이 일어나는 상상할 수 없는 사회 상황 속에서 연약한 존재로 살고 있다. ‘행복’이 “생활에서 기쁨과 만족감을 느껴 흐뭇한 상태”라는 정의는 순간의 생활 속에서 달콤함을 찾으라는 제언이다. 우리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아름다운 추억을 쌓는 일은 오늘 해야 할 가장 행복한 걸음이다.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을 절제하는가? 오늘이 내게 주어진 가장 행복한 날임을 기억하자.

이수진 (국제와이즈멘 한국지역 지도자 연수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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