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차 휴가를 다 사용할 겁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8일 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안에서 연차 계획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을 했지요.
대통령의 이 발언을 풀이해보면 “내가먼저 연차를 다 쓸테니 눈치보지 말고 우리모두 다 쓰자"라는 우리사회에 보내는 메시지였을 것입니다.
후보 시절부터 '휴식이 곧 국가경쟁력’이라고 말해온 문 대통령. 여름휴가 12일 이상 의무화, 기본 연차유급휴가 20일 연장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요.
대통령까지 나서며 휴가 챙기기에 나선 이유, 그 실태를 살펴볼까요?
우리나라 직장인 휴가 소진율은 겨우 61% 불과, 법으로 보장된 휴가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내놓은 '근로자 휴가실태조사 시행방안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은 2013년 기준으로 1년에 평균 14.2일의 연차휴가를 보장받았지만, 이 가운데 8.6일(60.6%)만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근로기준법은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1년 80% 미만을 근무한 사람에게는 1개월 개근 때 1일의 유급 휴가를 각각 주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아르바이트생들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알바몬이 최근 설문(1995명 대상)에 따르면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대학생 중 사장님으로부터 돈을 받고 여름휴가를 떠나본 적 있는 학생은 10명중 2명도 되지 않았습니다.
알바 중에 여름휴가를 가본적이 있냐의 질문에서 전체의 49%(978명)이 ‘없다’라고 대답했지요. 또 '있다'는 응답자(1017명) 가운데서도 739명(전체의 37%)은 급여 없이 휴가를 사용했다고 답했습니다.
또 전세계 유급휴가 사용일 수는 평균 20일로 이 중 10일 미만인 국가는 한국이 유일합니다. 익스디피아 조사에 따르면 한국(8일)은 6년연속 세계 최하위 국가였습니다.
모 대기업에서는 과장, 차장, 부장 승진시 1개월 휴가를 주고 근속 10년, 20년때는 각각 45일의 휴가를 준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일년 8일짜리 연차를 쓰고있는 근로자들의 소망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유급휴가 20일 보장, 그것 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한데말이죠.
우리나라 직장인 10명중 4명은 여름휴가에 대해 회사의 눈치를 본다고 하죠. (매칭플랫폼 1171명 조사 38% 응답) 또 10명중 3명은 올여름 휴가 계획이 없는 것(27.6%)으로 조사되기도 했습니다.
지구반대편 독일에서는 효율과 집중도가 높다는 이유로 자율근로시간제를 실험중에 있다고 합니다. 연치만이라도 보장받는 나라, 과연 무리한 요구일까요. 내년부터라도 내 휴가를 당당히 쓸 수 있는 나라를 꿈꿔봅니다. /연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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