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8월 대전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자치구 재정위기 대책보고회에서 권선택 시장을 비롯한 5개 구청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수범 대덕구청장, 박용갑 중구청장, 장종태 서구청장, 권 시장, 한현택 동구청장, 허태정 유성구청장./이성희 기자 token77@ |
“빚 없는 중구, 지방채 122억 전액상환…”
위와 같은 중도일보의 기사를 처음 보는 순간 머리에 번쩍 섬광이 일어나는 느낌이 들었다. 기사에 의하면 대전 중구가 부채를 전액 상환해 서구, 유성구에 이어 대전에서 세 번째로 빚 없는 자치구가 됐다고 했기 때문이다.
서구(청장 장종태)는 2010년부터 부채를 상환하기 시작해 2016년 10월에 93억의 빚을 완전히 갚았다하고, 유성구(청장 허태정)는 2014년부터 빚을 갚기 시작해 2015년 7월에 이자 포함 30억 7천여만 원의 빚을 모두 갚았다 했다.
이번에 채무에서 완전히 벗어난 중구는 대전 시 5개 구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재정이 열악한 환경이란 걸 누구나 잘 안다. 그런 중구가 지방채 제로를 실현했다는 것이다.
빚에 쪼들려 본 사람은 알 것이다. 다달이 돌아오는 이자 갚기와, 전화 독촉, 법원에서 날아오는 압류 통지서 등, 밤잠 못 이루어가며 얼마나 고심했으랴.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중구는 당해 연도에 반드시 납부해야 할 청소대행 사업비 및 공무원연금부담금 등 법적·의무적 필수경비조차 전액 반영하지 못하고 다음 해에 편성할 수밖에 없는 재정위기를 겪었다고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구는 박용갑 청장 이하 전 직원이 한마음 한뜻이 돼 재정건전화를 위한 강력한 자구노력으로 60여 명의 공무원 결원을 유지하면서 고통을 분담해왔으며, 시간외근무수당, 맞춤형 복지 포인트 등 직원들의 복리후생경비도 시(市)나 타 구(區)와 비교해 최대 연 300여 만 원을 적게 지급받는 등 직원 스스로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예산절감에 적극 동참했다고 한다.
필자도 SNS나 페이스북을 통해 박용갑 중구청장의 맨발로 뛰는 모습을 수없이 보아왔다. 중구민들이 있는 곳에는 청장이 있었고, 청장의 노심초사가 있는 곳에는 중구 어르신들의 따뜻한 웃음이 뒤 따랐다.
중구의 어르신들, 부녀회, 상인회, 체육회 등, 중구민들의 입에서 불평하는 이들이 눈에 띄지 않는 것도 중구청장의 중구민들과 함께하려는 마음씨를 간파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그는 목민관으로서의 덕목인 飭躬(칙궁), 淸心(청심), 齊家(제가), 屛客(병객), 節用(절용), 樂施(락시)에 대하여 잘 알고 스스로 실천하는 목민관이었던 것이다.
이처럼 목민관이 청렴하면 간악하고 교활한 무리들은 겁내어 엎드릴 것이고, 목민관이 하고자 하는 일에도 구민들이 모두 순종할 것이다. 따라서 목민관의 몸에 밴 자세는 항상 청렴한 자세여야 한다. 왜냐하면 목민관이 청렴하지 못하면 그 부담을 밑의 직원들과 구민들이 지게 되기 때문이다.
빚 얻어 퍼주기나 하면서 인기로 다스리려 한다면 그 인기는 구름과 같은 것.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과대포장하고 허례의식을 좋아하는 목민관은 반드시 그 부담을 시민들에게 돌릴 것이니 이런 목민관이 있다면 그가 다스리는 4년 동안 시민들이 얼마나 짜증스러우랴. 그러나 권선택 대전 시장을 비롯해 다섯 개 구청장들은 좋은 게 좋다는 식의 행정을 지양(止揚)하고 있으니 우리 대전 시민들이야 말로 축복 받은 시민들이라 아니할 수 없다.
지금 동구와 대덕구에서도 채무에서 벗어나려 허리띠 졸라매고 있다하니 이들 목민관 5총사가 있는 한 대전의 미래는 더욱 밝을 것이다.
▲ 박용갑 중구청장 |
▲ 한현택 동구청장 |
▲ 장종태 서구청장 |
▲ 허태정 유성구청장 |
▲ 박수범 대덕구청장 |
♣ 참고
목민관의 덕목
가, 飭躬(칙궁) : 자기몸가짐을 바르게함(자신을 스스로 타일러 경계하고 조심하라.
나. 淸心(청심) : 청렴한 마음가짐
다. 齊家(제가) : 가정을 바르게 함
1) 가족을 데리고 부임할 때 그 수를 법대로 할 것.
2) 집안과 몸을 단장할 때 반드시 검소할 것.
3) 음식을 반드시 절약할 것.
4) 여자들이 사용하는 방은 반드시 엄하게 단속할 것.
5) 가족이 사적으로 부탁하는 정책은 반드시 끊어야한다.
6) 공공물건을 사들임에는 반드시 청렴해야한다.
라. 屛客(병객) : 공무 이외의 객은 막음(많이 채용함을 금지함)
마. 節用(절용) : 국가예산을 절약해서 씀
바. 樂施(락시): 즐거운 마음으로 베품(가난한자와 빈궁한자들을 아낌없이 베풀어 도와줄 것.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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