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된 유해는 50여 구에 불과 1%에도 못미쳐
6ㆍ25 남북전쟁 당시 정당한 절차없이 억울하게 희생된 대전산내 학살사건 민간인 희생자에 대한 정부 차원의 유해 발굴이 요구된다.
이 곳 산내에서 희생된 민간인 7000여 명 중 현재까지 50여 구의 발굴작업이 진행돼 발굴률이 단 1%에도 못미치는 상황이다.
제67주기 대전산내학살사건 희생자 위령제가 27일 오후 대전 동구 산내 골령골 추모공원에서 열렸다.
이날 위령제는 진혼무와 개제선언, 헌작, 종교제례 등 1부 합동위령제와 2부 추모식 순으로 진행됐다.
유족회는 “위령제는 정부가 지난해 8월 산내 골령골을 ‘전쟁전후 민간인 집단 희생자 전국 평화공원 조성부지’로 선정한 후 처음으로 열리는 뜻 깊은 자리”라면서도 “아직도 산내 골자기 어디에서 유해가 나딩굴고 있을지 몰라 하루 속히 발굴했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이곳은 한국전쟁 전후 남한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 중 최대 규모 지역으로 밝혀졌다.
지난 2005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조사한 결과다.
이곳에선 세 차례에 걸쳐 당시 대전형무소 재소자와 국민보도연맹 관련자 등 7000여 명의 민간인이 군경에 의해 처참하게 희생을 당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진상 조사와 함께 유해 발굴도 진행됐다.
이곳 산내에서는 2007년 6월 25일부터 9월 22일까지 약 70여 일에 걸쳐 유해발굴 조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모두 7개 지점으로 추정됐던 유해 매장지 중에서 가장 많은 유해가 매장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은 토지 소유주와의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때문에 4개 지점에 대해서만 한정적으로 유해발굴을 진행했다.
4개 지점 중 2개 지점에서 유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각 29구, 5구 등 모두 34구가 발견됐다.
정부 차원의 유해발굴은 이 활동이 전부였다. 유족들은 유해 발굴을 계속 건의했지만, 유해발굴은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
참다 못한 유족과 시민단체가 나서 지난 2015년과 지난해 유해 발굴을 다시 실시했다.
2015년에 20여 구의 유해를 발굴했고, 지난해에는 유해를 찾지 못해 현재까지 모두 50여 구의 유해만 발굴한 상태다.
김종현 ㈔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장은 “정부에서 2020년까지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전국단위 위령시설’을 지원하기로 했다”며 “빨리 부지 매입을 통해 유해발굴이 절차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 사진=중도db |
구창민 기자 kcm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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