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로 수출 바꾸기도
대전·세종지역 중소기업들이 동남아 수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의 사드배치 보복과 업체 간 경쟁 탓에 새로운 신규 시장 개척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대전·세종지역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수출업계의 노다지라 불리던 중국시장의 더딘 성장 탓에 동남아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우선 대전 남성용 기능성 속옷을 만드는 중소기업 까뮤(gamyu)는 중국의 사드배치 관련 보복 탓에 지난해부터 베트남으로 시선을 돌렸다. 사드배치 보복의 잔재가 남아 있는 탓에 수출 시 통관에서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까뮤는 베트남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참가해 제품을 알리고 있으며, 현재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전시회 참가 때 3일치 물량을 가져가면 하루 만에 동이나 버리는 등 베트남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까뮤 관계자는 “동남아 날씨는 아열대 기후라 남성용 기능성 속옷인 우리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지난해 기준 한국 돈으로 4000만~5000만원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의 화장품 업체 리봄화장품도 중국 대신 동남아를 중심으로 수출을 시작했다. 리봄화장품은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타이완 등 2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 중이다. 서종우 대표는 너도나도 중국시장을 공략할 때 남다른 생각으로 동남아 시장을 두들겼다.
동남아시장 공략은 수출 상승곡선으로 이어졌다. 리봄화장품의 수출액은 2012년 42만달러에서 2013년 78만달러, 2014년 100만달러, 2015년 172만달러, 지난해 200만달러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다. 올해는 300만달러가 될 것으로 리봄화장품은 예측하고 있다. 리봄화장품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에 추가로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이 같은 수출은 통계로 드러난다.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가 발표한 ‘1분기 대전·세종·충남 수출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대전과 세종의 수출액은 1년 전보다 각각 19.3%, 10.8% 증가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대전의 1분기 베트남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6% 올랐지만, 중국은 12.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세종의 1분기 필리핀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1분기 말레이시아 수출액도 1년 전보다 153.6% 오르며, 동남아 수출의 오름세를 여과없이 보여줬다.
수출업계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중국에 의존하는 중소기업들이 많았지만 사드보복과 업체 간 경쟁과열 탓에 동남아 쪽으로 눈을 돌리는 곳이 많아졌다”며 “앞으로 이런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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