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영애 선문대 교수 |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스스로 국가일자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집무실에 일자리 전광판을 두어 일자리 현황을 수시로 파악할 수 있게 하였다. 이러한 문 대통령의 일자리에 대한 각별한 관심은 선거 과정을 통해 소통하고 체감한 일자리에 대한 국민들의 간절한 마음에 대한 화답일지도 모르겠다.
통계청의 올해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체 고용률은 61.3%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올랐지만 20∼29세의 청년 고용률은 58.8%로 전년 대비 0.5%포인트 감소한 상황이다. 이와 비슷한 상황의 청년 실업문제는 이미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적인 화두가 되었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청년들의 질 높은 청년 일자리 창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재인 정부도 청년 일자리 창출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일자리 문제와 관련하여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게 하는 이슈가 4차 산업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자동화 시스템은 불가피하게 기존 노동구조를 변화시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단순·반복 작업은 인공지능 로봇이 대체할 것이고, 인간은 그 로봇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역할로 바뀔 것이다. 그만큼 일자리 수는 줄어들 것이다. 청년 실업률 증가에 고용 불안까지 더해지는 상황에서 4차 산업혁명의 그림자가 암울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그러나 이전의 1ㆍ2ㆍ3차 산업혁명에서도 이와 유사한 두려움이 분명 존재했을 것이다. 미국의 경제학자 제레미 리프킨은 1995년 저술한‘노동의 종말’에서 “진보의 댓가로 노동자 계급이 죽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여전히 노동은 건재하다. 다만 위기가 있을 뿐이다. 그리고 위기는 동시에 기회다. 어쩌면 4차 산업혁명시대는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큰 강점인 정보통신기술 관련 산업의 활성화를 통하여 일자리 창출에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호기일 수 있다.
우선 4차 산업혁명의 기초가 되는 정보통신기술 분야는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분야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모바일 기술 등과 더불어 기존의 대부분의 산업 분야와 접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우리나라와 같이 자원이 풍부하지 않은 나라의 경우에는 정보통신기술이 각 산업분야에 접목하여, 그 효율성을 증대하고 기술집약적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더불어 4차 산업혁명으로 기술이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모든 일자리를 대체하지는 못한다. 창의력과 같은 인간 고유의 능력은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다. 인간 고유의 능력을 살린 직업분야의 체계화와 직무교육이 필요하다. 혁명적인 일자리 변화에 대비한 청년들의 일자리 마인드를 바꾸고, 정부도 제도적 인프라를 정비해 나가야 한다. 기존 일자리가 없어지는 만큼 새로운 일자리나 직업도 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야 할 장기적인 질 높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의 핵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청년 일자리 정책은 현재의 실업률을 해결하는 문제인 동시에 미래의 실업률까지 고려한 실업정책이 되어야 한다. 단순히 일자리의 숫자를 늘리는 정책은 임기응변이 될 수밖에 없다. 장기적으로는 개인 삶의 질 향상과 함께 국가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경쟁력 확보의 핵심 축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래의 청년들을 위한 지속가능한 질 높은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가 청년 일자리 정책의 알파요 오메가가 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정영애 선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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