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커리어로 330만달러 투자…예상보다 활약 미진…부상까지 겹쳐
한화 이글스의 330만달러 투자는 실패인가.
한화는 지난 26일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가 서울 한 병원에서 MRI촬영을 한 결과 우측 팔꿈치 염증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비야누에바는 최소 2~3주의 재활기간이 소요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앞서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알렉시 오간도는 옆구리(복사근)부상으로 개점휴업 상태다. 지난 9일 통증을 호소한 후 세 차례 병원검진을 받았고 최종 근육 손상이 발견됐다. 당시 치료재활까지 4~5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회복속도가 빠르지 않아 후반기에나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한화로서는 초비상상태다. 국내 선발진들이 부진한 가운데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외국인 투수 두 명 모두 엔트리에서 빠지게 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는 외국인 투수 영입에 공을 들였다. 김성근 전 감독의 요청도 있었지만, 시즌 성적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선발진 안정화를 위해 강력한 외국인 원투펀치가 필요했다.
한화는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갖춘 비야누에바와 오간도를 330만달러에 영입했다. 비야누에바는 메이저리그에서 11시즌을 풀타임으로 소화하면서 기록했다. 오간도도 7년여 간 꾸준히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으며, 올스타로 뽑힐 정도로 임팩트 있는 모습도 보였다.
야구를 바라보는 모습이나 팀 적응 등에 프로다운 모습을 보이며 역시 메이저리거라는 찬사를 받았다. 성적도 나쁘지 않다. 27일 현재 비야누에바는 10경기에서 2승5패, 평균자책점 2.83을, 오간도는 12경기에서 5승4패, 평균자책점 3.26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기대 이상의 모습은 보여주지 않고 있다. 더 적은 금액으로 이들을 능가하는 모습의 외국인 투수들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이다. 비야누에바는 타선의 지원을 못 받은 부분도 있지만, 상대 에이스를 제압할 정도로 위력적인 모습은 아니다. 오간도도 제구에 문제를 보이면서 이닝 소화능력이나 기복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부상으로 지속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점이 안타깝다. 비야누에바는 벌써 3번째 부상이다. 지난 4월 말 피칭 뒤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18일간 2군에서 휴식을 취했고, 지난달 21일 삼성과의 벤치클리어링 중 몸싸움으로 왼손 새끼손가락 인대부상을 당하며 열흘 이상을 출전하지 못했다.
사실 두 선수 영입 전부터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둘 다 34세로 야구선수로는 적지 않은 나이다. 또한,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대부분 불펜투수로 활약했었다. 두 선수 모두 선발로 충분히 뛸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불펜과 달리 선발은 긴 이닝을 던져줘야 한다. 체력적인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두 선수 부상이 꼭 선발 전환과 연관이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다.
아직 시즌이 절반 정도 남아있다. 비야누에바와 오간도가 후반기 강력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평가가 바뀔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330만 달러가 아깝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