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실손보험 고객 반응 냉랭…기존 가입자들 많아 새 가입자 확보 어려워
기존 보험과 비교하면 감소폭 크지 않아…설계사들도 적은 사업비에 마케팅 소홀
#직장인 김 모 씨는 최근 보험료가 저렴한 새 실손보험이 나왔다고 해 지금 내는 보험료를 다시 살펴봤다. 보험을 갈아타면 한 달에 내는 보험료가 1000원 가량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지만, 당분간은 원래 보험을 유지하기로 했다.
김 씨는 “줄어드는 비용이 크지 않은데다 보험료가 낮아지면 혜택이 줄어드는 것 같아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보험사들이 야심차게 출시한 새 실선보험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다. 기존 실손보다 30%가량 저렴한 가격에 기존 실손가입자들이 대거 새로운 실손보험으로 갈아탈 것으로 전망했지만, 전혀 예상과 맞지 않았다.
소비자로부터 인기를 끌지 못한데다 보험업계도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지 않고 있다.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달간 실손보험 신규 가입자는 11만여명에 불과했다. 이중 기존 실손보험에서 새로운 보험으로 선택한 경우는 250여건 뿐이었다. 실손보험 가입자가 3000만명임을 감안하면 미비한 수준이다.
보험업계는 5월과 6월에도 신규 가입자가 크게 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새 실손보험은 도수치료(손으로 하는 물리치료), 영양주사, 비급여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특약형식으로 불리해 기존 보험료를 크게 낮춘 것이 특징이다. 도수 치료 등은 과잉진료를 유발해 실손보험 손해율을 높여 보험료를 크게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새 실손보험은 손해율을 높이는 치료를 별도로 불리해 보험료를 낮춘 것이다. 2년간 보험료를 타가지 않으면 보험료 할인도 해준다.
그러나 새 실손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우선 신규 가입자 수가 많지 않은 것이 가장 크다. A보험사 한 관계자는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가 이미 3500만여명에 이른다”면서 “새 실손보험에 가입할 수요층을 발굴하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기존 실손보험에 비해 체감할 수 있는 정도로 비용이 줄지 않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도수 치료 등 특약 부분에 포함된 치료에 자기부담금이 많아진 것도 한 요인이다. 2009년 이전에 나온 실손보험 일부는 병원비 중 가입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0원’인데 새 실손보험 기본형의 경우 자기부담률이 20%·특약은 30%에 달해 기존보험보다 손해를 볼 수도 있다. 보험료가 저렴해 보험 설계사들이 적극적으로 영업을 하지 않는 것도 일부 영향을 주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설계사들은 적은 사업비 때문에 새실손보험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지 않다 ”면서 “장기적으로 바라보면 새실손보험으로 갈아타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