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출신 총경들이 지난 22일 대거 고향 서장으로 발령돼 경찰과 주민들의 환영 분위기가 고조됐다. 왼쪽부터 김택준 서산경찰서장, 맹훈재 홍성경찰서장, 신주현 논산경찰서장, 박종혁 부여경찰서장./충남경찰청 제공. |
주민들 친분 과시 속 “칼날 무뎌질까? 정치권 갈까?” 내부서도 경계 의견 표출
지난 22일 발표한 경찰 총경 인사에서 충남 일선 시ㆍ군 서장들이 대거 금의환향(錦衣還鄕)했다.
꼭 고향이 아니어도 원하는 부서로 발령되는 등 경찰 내부의 만족도와 함께 지역민들의 환영 분위기도 높다.
다만 유착과 정치권 진출 타진 등 부작용에 대한 경계심도 표출됐다.
26일 충남지방경찰청과 시ㆍ군 경찰서(세종 포함)에 따르면 이번 인사에서 도내 5명의 총경이 고향 서장급으로 발령받았다.
김택준 서산경찰서장(58)과 맹훈재 홍성경찰서장(48), 신주현 논산경찰서장(59), 박종혁 부여경찰서장(53), 김영일 태안경찰서 개서 준비단장(55)이다. 김영일 단장은 오는 12월 개서와 동시에 태안경찰서장으로 임명될 예정이다.
고향 서장은 아니지만, 서산 출신인 김영배 천안동남경찰서장(60)과 당진 출신 김보상 지방청 정보과장(52), 청양 출신 김광남 수사과장(55), 아산 출신 김장호 정부세종청사경비대장(54)도 만족할 만한 인사로 평가된다.
서천이 고향인 최정우 지방청 경비교통과장(53)은 올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께 서천경찰서장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이처럼 유례없는 대다수가 만족스런 인사는 먼저 금의환향을 경험한 김재원 충남경찰청장(58)의 의견수렴 덕분이다. 김 청장은 2006∼2007년 고향 홍성경찰서장으로 근무하고 지난해 11월 28일부터 예산ㆍ홍성군 내포신도시에 위치한 충남청장으로 재직 중이다.
한 경찰관은 “고향을 떠나 경찰에 헌신하다 지역 기관장급인 서장으로 발령받으면 가문의 영광일 것”이라며 “대부분 원하는 대로 고향 서장 등으로 발령 받았다는 것은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고 당사자들의 만족도도 최고조에 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도민들 역시 각 서장들의 과거 생활상을 얘기하며 크고 작은 친분을 드러내고 있다. 경찰 내부는 물론 지역민들까지 대대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부정적인 시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또 다른 경찰관은 “아무래도 지역 출신이 오면 범죄자나 기관ㆍ단체에 대한 수사 칼날이 무뎌지고 각종 단속도 지역민 눈치 보느라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김시환·이석화 전·현직 청양군수가 청양경찰서장 출신이었고, 김재원 청장도 국회의원 출마설이 이미 파다한 상황에서 일선 시·군 서장들까지 시장·군수나 국회의원 등 정치권 진출 얘기가 나오면 조직이 들뜨고 경찰간부가 출세를 위해 거치는 과정 정도로 밖에 인식되지 않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촌평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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