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기구 17년 동안 사용해 시설물 노후화, 대책 마련 필요
대전 지역에 2001년 건립된 ‘김영호 펜싱장’의 운동 기구 등이 그동안 단한번도 교체되지 않아 시설 노후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펜싱장은 아시아 최초 펜싱 금메달리스트 김영호 선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곳에서 연습하는 대전도시공사 펜싱 선수들이 꾸준히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으나 노후된 운동기구와 시설물 교체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2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 있는 김영호 펜싱장을 찾았다. 펜싱장에는 ‘대전도시공사’ 펜싱팀이 대회 출전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펜싱 종목은 금속이나 금속 그물, 혹은 바닥이 전도 가능한 물질로 만들어 진 길이는 14m, 폭은 1.5~2m의 특수한 경기장을 사용한다.
김영호 펜싱장에는 모두 6개 경기장이 있다. 이가운데 2곳만 사용하고 있고, 4개의 경기장은 사용하지 않고 방치되고 있다.
만들어진지 17년이 지났지만 단 한번도 리모델링이 되지 않은 탓에 4개 경기장은 미끌어지거나 ‘푹푹’꺼지기 일쑤여서 부상위험이 높은 상태다.
서로 점수를 기록하는 심판기도 너무 오래된 까닭에 말썽을 일으키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점수는 올랐는데 소리가 들리지 않거나 어떤 경우에선 센서 자체가 작동하지 않기도 했다.
이영록 대전도시공사 펜싱감독은 “2001년 이 연습장이 건립되면서 함께 들여온 경기장 레일이라 17년이나 사용했다. 사실 저희 팀만 사용한다면 큰 문제는 없어보이는데 전지훈련이나 합동훈련을 하게 되는 경우에 애로사항이 많이 발생한다”라며 “타 지역에서 오는 선수들이 이런 경기장 레일은 박물관에서 사용하는 것 아니냐고 비웃는 정도”라고 말했다.
이 연습장은 대전 지역 펜싱을 대표하는 곳이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펜싱 남자 플뢰레 개인전에 출전한 김영호 선수가 한국 펜싱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면서다.
당시 대전 소속이었기에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대전월드컵경기장 1층, 6600㎡(200여 평) 규모로 3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연습장이 건립됐다.
이후 ‘대전도시공사’ 펜싱 팀이 이곳을 이용하고 있다.
이 팀은 전국 선수권 대회 등 전국단위 대회에서 우승하거나 국가대표로 프랑스 파리월드컵 세계대회에 출전하는 등 전국 최고의 실력을 선보이고 있다.
시 체육회 관계자는 “열악한 환경에서 운동하면서도 대전도시공사 펜싱 팀은 각종 대회에서 우승해 대전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는 팀이다”라며 “지원은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시와 상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구창민 기자 kcm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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