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신웅순 교수님 교직44년 정년기념 詩·書전을 다녀와서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피었던/ 솔바람 소리에 흔들리며 피었던/ 언덕 아래 그 꽃// 먹구름 보내고 봄비 혼자 울기도 했던/ 언덕 아래 그 꽃//
- ‘석야 신웅순 시인’님이 고향을 노래한 대표적인 시 ‘무꽃’ 全文
지난 15일 푸르런 하늘과 녹음방초 우거진 초여름 계절에 대전중구문화원에서 중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석야(石野) 신웅순 교수님’ 교직44년을 정년을 기념 저서 3권을 출간하는 한편, 서화전시회를 겸한 의미깊은 행사가 있었다.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김우영 문학박사의 사회로 열린 이날 詩·書展 행사장에는 가족과 친지, 모교의 동료교수님들과 제자, 대전중구문화원 시조창작반과 금강시조문학회 제자들, 대전과 충남, 전국의 많은 문인이 참석한 가운데 44년 교직 정년을 축하와 격려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또한 詩·書 展示會는 중구문화원 전시실에서 신 교수님의 역작으로 평가되는 서예와 그림 등을 21일(수)까지 선을 보여 많은 시인 묵객들이 찾아와 그의 예술가적 투혼을 위로하고 격려를 하였다.
긴 세월 백제유민의 정한(情恨)에 역사와 선비혼이 살아 숨 쉬는 금강하구언 근처 충남 서천에서 출생한 신 교수님은 향리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하고 대청댐을 안고 흐르는 금강가 대전에서 고등학교와 공주에서 교육대학을 마치고 다시 그를 키워준 고향 서천으로 내려가 초등학교 교사를 한다.
그 후 청운의 꿈을 안고 서울로 상경하여 중학교 교사로 근무하며 국문학에 남 다른 향학의지로 명지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과에 입학 문학석사와 박사학위를 받고 잠시 모교에서 교수님으로 지낸다. 그러다가 다시 비단물결이 스치는 금강가 충남 금산에 있는 중부대학교 전임교수님으로 발령을 받아 현재는 문헌정보과 교수님으로 재직하며 오는 8월 정년을 앞두고 있다.
고려 말 대학자 ‘목은 이색’은 당시 포은 정몽주, 야은 길재와 함께 삼은(三隱)으로 잘 알려진 충남 서천 기산 출생이다. 저서는 ‘목은문고(牧隱文藁)’와 ‘목은시고(牧隱詩藁)’ 등이 있다.
또 서천출신으로 조선후기 ‘석북 신광수’선비는 악부체(樂府體)의 시로서는 ‘관서악부(關西樂府)는 저술하여 유명하다. 석북은 동방의 백낙천(白樂天)이라는 칭호를 받기도 하였다.
이어 1959년 ‘바라춤’을 발표한 저 유명한 서천 출신의 석초(申石艸) 신응식(申應植)시인이 있다. 석초는 석야의 당숙으로서 가까운 일가 집안이다. 이 시는 자유시, 서정시로서 내재율을 담은 종교적 명상의 불교 사상에 바탕을 둔 고전적 시풍으로서 고전 시가의 운율을 원용한 작품이다.
이래서 흔히 말하기를 서천에는 삼석(三石)이 있다고 전해진다. 석북(石北) 신광수, 석초(石艸) 신응식, 석야(石野)신웅순 시조시인을 포함한 삼 계보가 그렇다. 이 들은 고령 신(申)씨 일가를 이루는 가까운 집안들이다.
한국시조문학의 대춘부(待春賦) 명인(名人)으로 깊게 자리매김하고 있는 신 교수님은 30여권의 책과 50여편의 논문과 평론을 쓰며 현재 왕성하게 집필활동을 하고 있다.
시조시인과 서예가, 가곡 무형문화재 전수자, 국전 서예 작기이기도 한 신 교수님은 자신의 저서의 표지 글씨와 내지의 궁체글씨, 창작글씨들도 함께 선보이고 있어 글과 서예를 추구하는 학자의 인생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신 교수님은 앞으로 집필, 시조에 대한 평생의 연구를 집대성하여 저서를 출간할 계획이다. 그리고 제자를 키우는 것, 계속 시조시인들을 길러내시는 것이 기쁨이란다. 참으로 맑고 고고한 계획이고, 멋진 삶에 대한 꿈이다!
벌써 조그만 동구 대전대학교 입구 부근에 매월헌(梅月軒)이란 아담한 연구실도 준비했고 지난봄엔 뜰에 핀 매화를 찾아온 손님들과, 제자들과 함께 즐거운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신 교수님은 ‘한국시조창작원리론’외 12권의 학술서를 비롯하여, 시조집 ‘누군가를 사랑하면 일생 섬이 된다’를 포함해 평론집, 동화집, 수상록 등 총 30여권의 창작집을 집필 하였으며, 시조 관련 논문 50여편, 평론 80여편이 넘는다. 또한 대한민국 서예 초대작가로 ‘한글 서예 자형 연구’에 매진하는 한편 ‘시조예술’의 주간을 맡고 있다.
현재 중부대학교 문헌정보과 교수이며 문단활동은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조시인협회, 한국시조예술연구회, 한국창조문학가협회, 대전시조협회, 대전가람시조협회, 대전문인협회 등이며 ‘무천’ ‘백지’ ‘금강’ ‘시조예술’ 등 동인지에 참여하고 있다.
오로지 외로운 시조학자와 서예가의 길 44년을 걸어오신 신웅순 교수님의 긴 여정을 보며 시인은 태어나는 게 아니고 특별히 하늘이 내린다는 말에 공감을 하였다.
김우영 작가·대전중구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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