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후핵연료 이송한다는 원자력연구원, 그러나 ‘운반용기’가 없다?

  • 경제/과학
  • 대덕특구

사용후핵연료 이송한다는 원자력연구원, 그러나 ‘운반용기’가 없다?

  • 승인 2017-06-21 18:00
  • 신문게재 2017-06-22 1면
  • 최소망 기자최소망 기자
▲ 원자력연구원 내 파이로프로세싱 시설
▲ 원자력연구원 내 파이로프로세싱 시설


고준위폐기물 이송용기 ‘KSC-1’ 2014년부터 사용중단

국가적 위급상황 시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용기 없어…

“이른 시일 내 기술개발 또는 수입 필요해”


국내에는 현재 사용후핵연료 운반에 사용할 ‘용기’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4년 전까지 운반용기로 사용된 한국원자력연구원의 ‘KSC-1’이 2014년 법적으로 사용이 중지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원자력발전소에서 핵연료가 깨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국가적 재난 상황이 닥쳤을 때 대처가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의 우려다.

21일 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고리1ㆍ2ㆍ3호기, 한울 2ㆍ3호기, 한빛 1ㆍ2ㆍ4의 사용후핵연료 1699봉이 1987년부터 2013년까지 21차례 걸쳐 대전으로 이송됐다.

이때 사용된 운반용기는 KSC-1으로, 1987년 원자력연구원 주관으로 만들어졌다.

KSC-1은 당시 낙하(충격)시험, 열시험, 침수시험 등 각종 안전시험이 배제된 채 컴퓨터 코드 계산(수치 모델링)만으로 용기가 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약 27년간 사용이 된 KSC-1은 지난 2014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성능시험을 통과하지 못해 ‘사용 중지’상황에 처했다.

구정회 원자력연 핵주기전략기술개발부장은 “2014년부터 KINS의 규정이 높아져 KSC-1의 성능시험을 기술적으로 진전시킬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현재 법에 따라 KSC-1은 사용할 수 없는 ‘사용 중지’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대전에 들어온 사용후핵연료를 발생지로 돌려보내겠다는 원자력연구원의 약속이 쉽게 지켜지기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그보다 사용후핵연료가 깨지는 등 국가적 재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재빨리 수송해 조사나 실험으로 원인을 찾는 방식의 대처도 불가능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KSC-1을 대체할만한 운송용기는 국내에 없다.

한국수력원자력이 개발한 KN-12, KN-18도 있지만, 운반 규모가 작아 원자력발전소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에 새로운 사용후핵연료 운송용기를 임시로 수입하거나 이른 시일 내 국내에서 기술개발을 마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병섭 원자력안전연구소 소장은 “핵연료가 파손되거나 하는 국가적 위급상황 시 핵연료 이송을 통해 원인을 분석하는 등을 다양한 실험을 진행해야 하지만 당장 이송용기가 없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하며 “이송용기를 이른 시일 내에 개발하든 수입하든 확보해 두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역시 원자력연구원도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다.

원자력연 관계자는 “원내 차원에서도 운송용기 등에 관해 가장 걱정하는 요소는 국자적차원에서의 대응”이라면서 “용기 빨리 개발하든지 수입하든지 해야 한다는 말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원자력시설안전성시민검증단 3분과는 원자력연구원에 사용이 중단된 KSC-1과 KINS가 요구하는 차폐용기에 대한 규정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청했다. 최소망 기자somangchoi@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3.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4.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1.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2.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3.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4.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5. 대전시노인복지관협회 종사자 역량강화 워크숍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