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일반음식점 허가 제1호 등록 식당
최고의 재료와 손맛 지켜내는 직원들
서울과 세종시 이어 국내외 진출 준비
▲사리원면옥 제4대 김래현 대표. |
‘사리원 면옥’은 일반음식점 허가 제 1호로 등록된 소중한 대전의 브랜드다. 창업자인 제1대 김봉득 대표부터 제4대 김래현 대표로 이어져 온 가업이다.
한결같은 맛, 변함없는 정성, 새로운 도전을 이끄는 김래현 사리원 면옥 대표를 만나봤다.
“옥인숙 할머니(제2대 사장, 김래현 대표의 친할머니)는 사리원의 기틀을 마련한 분이세요. 제 경영의 롤모델이자 가장 존경하는 분이죠. 할머니는 홀로 큰 살림과 식당 운영을 모두 맡아 하면서도 배고픈 이웃까지 챙기셨어요. 할머니와 부모님(3대 김형근, 박은아)이 평생을 지켜 오신 사리원은 저의 자부심입니다.”
사리원은 대전에서 가장 유명한 냉면과 불고기 요리 전문점이다. 사리원이라는 명칭은 황해북도의 지명에서 따왔지만 사실 냉면과 불고기는 그 지역의 특산요리는 아니다. 사리원 태생의 제1대 할머니가 6·25 당시 대전으로 피란 내려와 고향이름으로 사리원으로 식당 이름을 짓고 실향민들의 기호 음식이던 평양식 냉면을 선보였고, 이북에서 외가가 냉면집을 했던 제2대 할머니가 키워낸 식당이다.
▲사리원면옥 둔산 본점 전경. |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은 사리원 맛의 비결은 70년 된 거래처에 있다. 계절에 따라 면을 만드는 배합률이 달라지는데, 사리원만의 데이터를 축적해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날마다 검사하는 청결과 위생, 최상위급 원재료, 손맛을 유지해주는 가족 같은 직원들 덕분에 사리원의 맛은 그때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이 때문일까, 백발의 신사부터 한우육수 맛에 빠진 꼬마까지 사리원의 나이만큼 단골손님의 연령폭도 다양해 졌다.
김 대표는 “부모의 손을 잡고 오던 사리원을 찾던 분들이 이제는 자녀와 함께 오신다. 가족 단골맛집도 대물림이 되는 것 같아서 흐뭇하다”며 미소를 보였다.
김래현 대표는 둔산으로 본점을 옮겨온 2010년부터 경영을 맡고 있다. 미대 출신다운 김 대표의 독특한 아이디어는 사리원의 맛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고 있다. 명품 한우, 불고기와 어울리는 와인세트 메뉴를 개발했고, 김래현 대표의 호 사임(史任)에서 따온 전통주류인 사임주를 선보이기도 했다.
전국 진출의 신호탄이 된 서울 종로점은 한국의 대표 맛집이 모여 있다는 ‘식객촌’에 작년 12월 입점했다. 사리원 70년 전통의 맛은 까다로운 서울에서도 통했다. 불고기 와인세트와 매운갈비가 주 메뉴인데 직장인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
서울 직영점의 성공적인 정착과 세종시 가맹점을 차례로 오픈하며 사리원은 국내외 진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대표는 “대전이 아닌 타지역 분들이 의외로 대전 사리원을 많이 알고 있어 놀랐다. 대전에 대한 향수가 있는 분들은 일부러 찾아와서 사리원의 인기가 지역에 한정된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서울과 세종 가맹점을 통해서 더 많은 분들이 사리원을 맛 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메뉴 평양냉면과 1951세트. |
‘성공이 아니라 섬김이다(not success but service).’
김래현 대표는 옥인숙 할머니가 평생을 헌신과 희생으로 키운 사리원을 오래도록 지켜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대전 일반음식점 등록 1호답게 대전 대표 식당으로 손꼽히고 싶은 욕심도 있다.
김 대표는 “고객을 섬기고 직원을 섬기고… 할머니가 해왔던 전통을 섬기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죠. 성공보다는 섬김의 자세로 맛도 가업도 지켜가겠다”고 다짐했다.
사리원면옥의 전성기는 ‘언제나’였다. 변하지 않는 맛, 고객을 향한 섬김, 가업을 잇겠다는 마음이 만들어낸 한 그릇의 정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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