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대전 유성의 밤하늘 별빛따라 시가 흐르는 온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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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대전 유성의 밤하늘 별빛따라 시가 흐르는 온천길

[김우영 작가의 문화산책] 한국시낭송협회 공연행사를 다녀와서 참, 아름다운 세상 ‘영원한 사랑’ 주제 시민 관람 열기 뜨거워

  • 승인 2017-06-16 09:46
  • 김우영 작가·대전중구문학회 회장김우영 작가·대전중구문학회 회장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은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자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있어야 기쁨이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은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 대전 한국시낭송협회 ‘시가 흐르는 행사’중에 설경분 시낭송
정호승 시인의 ‘내가 사랑하는 사람’ 全文



위의 시를 쓴 정호승 시인은 시적 감수성은 한국 서정시를 대표해온 시인들의 시적 감수성과 맞닿아 있다. 순수와 정결함에 대한 갈망은 윤동주를, 초기 시에 지배적으로 흐르는 3음보와 4음보의 율격은 김소월을, 선시(禪詩)적 부정성의 정신과 역설의 언어는 한용운을 닮았다고 한다 .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란 시는 고등학교 때 교과서에서 본 낯익은 시였다. 그래서 이를 좋아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늘을 없는 사랑을 사랑하지 않는다/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그늘을 사람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달 26일 밤 6시 30분 대전 유성온천길 족욕체험장 앞 야외무대. 한국시낭송협회에서는 밤하늘 별빛따라 시가 흐르는 온천길 참, 아름다운 세상 ‘영원한 사랑’ 주제로 행사를 성황리에 가졌다.

어둠이 사락사락 내리고 주변상가 불빛이 들어올 즈음 유성온천길 족욕체험장이 있는 야외무대 주변에는 삼삼오오 시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유성 밤하늘에서 스르르 별똥이 떨어질 즈음 한국시낭송협회 제46회 시낭송 밤이 시작되었다.

무대에는 오카리나 연주를 시작으로 오카리나 연주와 회원들의 시낭송과 ’레미라제블‘증에서 ’Dreamed A Dream’을 감상하면서 뮤지컬을 감상했다. 또 안동역에서’를 경쾌하게 색소폰을 연주하여 객석의 박수를 유도했다. 그리고 성악가의 ‘동심초’ 가곡을 애절하게 들었다. 이어 듀엣의 뮤지컬 ‘알라딘’증에서 ‘A Whole New Would’를 감상했다. 마무리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안치환의 노래를 관객과 함께 열창하였다.

시와 노래, 춤, 사랑, 인정이 울려퍼지는 대전 유성의 밤하늘 별빛따라 시가 흐르는 온천길에 참, 아름다운 세상과 영원한 사랑이 행사의 끝자락 날개를 접고 있었다. 행사를 마친 회원들은 가까운 식당으로 옮겨 한 잔의 술과 맛난 음식을 나누며 뒷풀이를 나누었다.

미국의 뉴욕항에 우뚝 서 있는 자유의 여신상 표지석에는 미국의 시인 ‘에마 라자루스’의 시가 새겨져 있다 ‘고단하고 가난한 자들이여, 자유로이 숨 쉬고자 하는 군중이여, 내게로 오라!

일찍이 러시아의 붉은 광장에 시인 ‘마야콥스키’의 시낭송를 듣기 위해 100만 청중이 몰렸다는 일화는 우리의 시낭송 문화를 부끄럽게 한다. 프랑스는 초등학교 때부터 명시 암송을 시작으로 시낭송 교육이 시작된다고 한다.

독일의 발도르프 학교에서는 성적표 대신 한 편의 시를 선물하는 창의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불란서에서는 정치인이나 경제인, 어느 회의에서 의견 충돌로 회의를 진행할 수 없을 때 누군가가 명시 한 편을 낭송하면 모두가 조용히 감상하며 마음을 정리한 뒤 다시 회의를 진행한다고 한다.

세계 역사를 살펴보면 시를 좋아하고 사색을 좋아했던 희랍인들은 철학을 남겼지만, 그리스 의상을 빌려 입고 타락한 로마는 돈과 노예와 권력을 선호하여서 인류의 역사에 폐허만 남겼다.


다행이,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음풍농월(吟風弄月)을 즐기던 민족이었다. 시를 사랑하고 노래를 좋아하는 일은 우리 민족에게는 아름다운 희망의 빛을 비추고 있다.

시낭송은 시에 생명을 불어넣고 운율과 음률의 흐름에 따라 감동을 전하는 울림의 예술이다. 시낭송은 문자와 언어가 합성된 종합예술이다. 시낭송은 우리의 거친 언어를 순화시켜 주고, 문장력의 향상력과 함께 아름다운 정신적 정서를 가져올 뿐 아니라 대인공포증을 해소하고 우울증을 치료하고 폭넓은 대인관계와 사회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필자는 문학박사와 작가로서 전국과 중국 등 다양한 지역에서 시낭송대회를 기획 연출하고 심사를 맡아보고 있다. 이럴 때 마다 주변에 강조하는 말이다.

“내가 살고 있는 대전시 150만명의 시민이 다 시인이고 전국 5천만명의 국민이 전부 시인이었으면 좋겠다. 대통령이 국무회의 하기 전 멋진 시를 한 수 낭송하고 회의를 한다면 회의 분위기가 얼마나 좋겠는가? 장관과 시도시사, 시장군수 구청장, 읍면동장이 시인이 되어 시인공화국이 된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나라가 되겠는가! 또 동네 이장이 아침마다 새마을 노래대신 맑은시 한 편 틀어주고, 집안의 가장이 아침식사하며 좋은 시를 한편 낭송한다면 얼마나 아름답고 축복받을 일인가……?”

한국시낭송협회 주관으로 열렸던 대전 유성온천길에서 별빛따라 시가 흐르는 온천길에서 참, 아름다운 세상 ‘영원한 사랑’ 주제의 열 띤 행사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밤하늘을 보았다. 저만치 유성 덕명산 산등성이로 유성이 한 줄기 빛으로 흐르고 있었다.

행사를 감명깊게 관람하고 집으로 오는 길에 가벼운 발걸음을 옮기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한 사람이 천 번 읽은 시 보다, 천 사람이 천 번 읽는 시를 쓰고, 읽자!”

김우영 작가·대전중구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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