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음치, 박치, 몸치라고 불리는 신혼부부가 있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무(歌舞)를 못해 분위기를 망쳐 고통스러웠던 예비엄마의 태교는 남달랐다.
임신을 하면서 극성스러울 만큼 온통 음악에 관한 태교에만 집중하였다. 온갖 장르의 노래와 음역대의 노래를 들었고 리듬을 타려고 노력했다. 각종 음악회와 연주회는 빠지지 않고 다녔다.
그는 영화를 보면서도 배경음악에 집중했으며, 태교를 위해 피아노도 배우기 시작했다. 하모니카, 오카리나 등 배우기 쉽다고 생각되는 악기를 개인 레슨을 통해 배웠다.
그런 엄마에게서 태어난 아이의 집에는 항상 클래식이 틀어져 있었다. 생후 3개월부터 피아노를 두드리게 했다. 모든 장난감은 악기가 되었다. 심지어 밥을 먹는 숟가락, 밥그릇, 컵까지도 악기였다. 자라면서 현악기, 타악기, 관악기 등 가능한 한 모든 악기를 접하게 했다.
처음에는 놀이로 시작했던 것인데 지금 10살이 된 아이는 모든 악기를 섭렵하고 있다. 절대음감을 가졌다는 소리까지 듣는다. 아이러니한 것은 아이의 엄마와 아빠가 이제는 더 이상 음치와 박치, 그리고 몸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잠재되어 있던 음악의 끼를 한껏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어린 시절 음악이라는 매체와 접하지 못했던 그들은 아이를 통해 잠재적인 끼를 발산하게 된 것이다. 지금은 회식자리 뿐 아니라 어떤 곳에 가서도 뛰어난 음악가라는 소리를 듣는다. 얼마 전에는 가족연주회까지 열었다.
아이들은 ‘스펀지’라고 할 정도로 모든 것을 흡수한다. 감성주의자들도 마찬가지다. 배움의 적응능력이 뛰어나다. 아이뿐만 아니라 성인도 흡수를 잘한다. 음악에 문외한이었던 부부가 성인이 되어서 그 기질이 발휘된 것처럼 말이다.
창조는 모방에서 비롯된다. 태어나서 최초의 모방놀이는 도리도리, 잼잼, 짝짜꿍과 같은 것이다. 어른들의 몸동작을 따라 배우는 아이들의 흉내 내기 학습이다.
이렇게 아기들이 따라하는 최초의 몸동작은 인생철학의 깊은 의미가 들어 있다. ‘도리도리’는 세상의 도리를 알라는 것이다. ‘잼잼’은 꼭 쥐고만 있으면 안 되고 펼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쥐고 있는 것은 욕심이다. 욕심을 틀어쥐지 말라는 교훈이 담겨 있다고 한다. ‘짝짜꿍’은 다른 사람을 위해 박수를 쳐줄 수 있는 여유를 말한다. 칭찬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것이다.
이런 행동이야말로 남을 위한 배려이며 사랑임과 동시에 자신을 위해서는 즐거움이 된다. 이런 이치를 알고 세상을 살아간다면 그것은 즐거운 모방이라 할 수 있다.
아기의 놀이 환경이 때론 성인으로 성장해가는 삶의 방향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더욱더 좋은 환경은 필요충분조건이며 필수적인 것이다.
<맹모삼천지교>에 의하면 맹자 어머니의 교육관이 나온다.
첫 번째 장의사 옆집으로의 이사는 장례지내는 모습을 따라함으로 죽음에 대한 의미를 깨우쳐 주기 위함이요,
두 번째 시장터에 이사를 갔던 것은 상인들의 모습을 흉내 내게 함으로 살아가는 과정이 얼마나 치열한 생존 경쟁인가를 깨우쳐주기 위함이었고,
세 번째 서당 곁으로 이사를 감으로 학문을 접할 수 있게 하였던 것이다.
이처럼 맹자의 어머니는 어려서부터 흉내 내면서 터득하는 삶의 자세를 통해 인간 성숙의 과정을 겪게 하였던 것이다.
맹자 어머니의 흉내 내기 교육 방법 한번 해보시는 게 어떨까?
김종진 한국지문심리상담진흥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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