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한은 창립식에서 기준금리 인상 언급
경기 회복세, 미국 정책금리 인상 등 기준금리 인상 요인 많아
한국은행이 처음으로 기준금리 인상 신호를 보냈다. 수출 호조와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으로 경기 회복세가 커지면 그동안 유지했던 완화적 통화정책을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한국은행 본사에서 열린 창립 제67주년 기념행사에서 “최근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지만, 성장경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고 수요측면 물가상승 압력이 크지 않다”면서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는 등 경제 상황이 더 뚜렷이 개선될 때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 조정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이런 가능성 검토를 자세히 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가 그동안 완화적 통화정책 완화 정도 조정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6월까지 기준금리를 인하해 사상 최저 수준인 현 1.25%를 1년간 유지해왔다.
이 총재의 이번 발언은 경제 상황 개선이라는 전제가 따랐지만, 앞으로 장기적인 기준금리 기조를 인하에서 인상으로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대내외적 여건 변화에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오는 13∼1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0.25%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연준의 정책금리 상단은 한은 기준금리와 같아진다. 연준이 단계적인 정책금리 인상을 예고한 만큼 역전 현상까지 벌어질 수 있다.
수출 회복에 따른 국내 경제의 회복세도 기준금리 인상 요인이다. 문제인 정부 출범으로 성장률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다만, 한은이 빠른 시일 안에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 총재도 이날 당장은 기준금리를 변경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였다.
앞으로 한은은 국내 경제 성장세와 물가상승률, 가계부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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