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 소설] 아웃터넷(OUTERNET) 2. 아, 안면도
감빛 노을이 풀리는 수면 위
잔잔한 파도가 인다.
파도는 낮은 구름을 만들어
그리움을 앓는 사람들이
가슴 열고 쉬어 가게 한다.
사람
바다
그리움
그리고 누군가의 부름을 기다리는
장콕토의 소라껍질
이순의 앞섶을 여미며
몰래 간직한 한마디를 고백하노니
“파도야 예고없이 달려들어
나를 쓸어안고 멀리 가주렴”
이루, ‘안면도 나들이’(イル, 安眠島への旅)
▲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낙조 장관 |
충남 서해안 태안반도의 남단, 섬 아닌 섬.
안면도.
안면도는 원래 육지였다.
조선왕조 인조때 천수만의 고요하고 안전한 바닷길을 이용하기 위해 가지열매와 같이 육지에서 삐죽 튀어나온 태안반도의 꼬투리 부분을 끊어내어 육지였던 땅이 섬이 된 섬.
1965년 연륙교를 놓아 다시 육지가 되었지만, 이름은 여전히 섬으로 남아 있다.
안면도는 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섬이다.
산마다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안면송(安眠松).
가히 명품이다.
줄기가 영락없이 붉은 황토빛을 띄어 적송인가도 싶지만, 구부러짐 없이 쭉 뻗어 상단부분에 구름같은 형상으로 뭉게뭉게 드리워지는 푸른 솔가지는 늠름한 기백과 의젓한 기품이 서려있다.
경복궁의 재목으로 쓰여 왕실과 국가의 존엄성을 빛내준 소나무.
바로 안면송이었다.
꽃지 해수욕장.
100만평의 백사장과 안면송, 그리고 모감주나무 군락지로 이름 높은 피서지.
모감주나무는 해안가에 피는 희귀 꽃나무인데 자생 군락지로는 이곳이 유일해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열매는 염주를 만드는데 노란 꽃은 정확하게 장마가 시작되면 피기 시작한다.
아니다.
모감주 나무의 꽃이 피어야 장마가 시작된다.
바다 쪽에서 바라보면 해당화가 백사장 가득 피어 있어 그 붉게 물든 해안가를 보면서 이름 지어졌다는 꽃지 해수욕장.
꽃지 해수욕장은 이제 그 이름에 어울리는 역사적 역할을 기다리고 있었다.
안면도 국제 꽃박람회.
(계속)
/글=우보 최민호
최민호 전 충남도 행정부지사는 전)국무총리 비서실장, 행정중심도시 복합도시 건설청장, 행자부 소청심사위원장, 행자부 인사실장, 충남도 기획관리실장, 2002 안면도 국제 꽃박람회 사무차장(운영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전)배재대학교 석좌교수, 공주대 객원교수, 고려대 객원교수, 국회의장 직속 국회의원 특권내려놓기 추진위원회 위원(2016)으로 활동했으며 현)홍익대 초빙교수이다.
단국대 행정학 박사, 일본 동경대 법학 석사, 연세대 행정대학원행정학 석사를 거쳐 미국 조지타운대 객원 연구원으로 활동했으며 영국 왕립행정연수소(RIPA)를 수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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