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시낭송으로 배우는 한국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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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시낭송으로 배우는 한국어 이야기

[김우영 작가의 문화산책] 중부대 한국어학과에 출강하며

  • 승인 2017-06-09 00:01
  • 김우영 작가·대전중구문학회 회장김우영 작가·대전중구문학회 회장


지난 3월부터 충남 금산군 추부면에 있는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에 출강한다. 이곳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한국어회화연구’ 2학점의 정규과목을 맡아 지도하고 있다.

중국,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등에서 온 32명의 젊은 유학생들에게 낯선나라의 어려운 한국어 공부는 결코 쉬운 과목이 아니다. 그래서 유학생들이 지루해 할까봐 강의시간 120분중에 끄트머리 30분은 ‘K-POP프로그램 운영’ 일환으로 한국의 전통문화를 실연하였더니 좋아한다.

대전권에서 활동하는 예능인들의 재능기부로 이어지는데, 판소리 국악인, 성악가의 가곡, 키타연주인, 시낭송가 등 매주 다른 분야의 한국전통문화를 선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시낭송의 이론과 실연과목 운영은 정통 낭송가의 또박 또박한 정확한 발음으로 한국어의 듣기 공부에 도움이 되고 있다. 외국 유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며 첫 번째 넘어야 하는 기초공부는 한국어의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이다.

이런 측면에서 전문 프로 낭송가들이 원고를 암송하여 한국어를 소리내어 완급강약(緩急强弱)을 조정 실연을 하는 사례는 유학생들에게 한국어의 말하기, 듣기 언어영역을 넓히는데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재능기부 자원봉사로 참여하고 있는 낭송가들에게 중부대학교 한국어회화연구 시낭송 특강실연은 일반공연이 아닌 ‘교육공연’임을 미리 주지시켜 의상과 태도, 발음의 고저장단(高低長短)과 감정의 이입처리 등을 천천히 지켜달라며 부탁을 했다.

딱딱하고 어려운 문장과 문법의 한국어회화연구 강의를 듣다가 잔잔한 배경음악을 통하여 감미롭고 고운 낭송을 통하여 한국어를 실연하자 어느 학생은 눈을 감고 조용히 감상하는가 하면, 어느 학생은 실연하는 낭송가 선생님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좋은 낭송의 표현방법은 한국어의 정확한 발성이다. 감정이입을 위한 목소리 조절, 어조, 울림의 폭, 가성유무와 포인트 설정, 적당한 감정 처리(힘참, 고요함, 평화로움, 기쁨, 그리움, 잔잔함 등)를 한다.

그리고 천천히 낭송하며 서정성과 풍경, 슬픔, 생각, 강조, 다짐, 엄숙한 사실, 억압, 의혹, 인명, 숫자, 지명 등을 적나라하게 표현하는가 하면, 급박함과 격정, 기쁨, 이야기의 절정을 클라이맥스로 끌어 올리며 실연을 했다.

낭송의 포즈는 문장 사이의 쉬는 동안에도 완전히 멎어 있는 것이 아니라 내면적으로는 음과 감이 흐르고 있어야 한다. 정서 창조의 기술로 생각의 바뀜, 정서의 변화 및 박자 변화로 표현해야 한다.

이러기 위하여는 많은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 발음에서 소리의 높낮이, 길고 짧음, 경음과 격음과 표정에서 시의 분위기를 살리는 얼굴 표정과 시선 처리가 필요하다. 낭송자의 자세와 태도는 손짓과 몸짓이 어색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무대 매너 및 예의를 지키는 몸가짐, 옷차림, 퇴장, 인사법은 낭송자의 품격을 좌우한다.

지금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훈민정음 창제는 1443년 12월 세종대왕이 공포하였다. 이어 1446년 9월에 훈민정음의 원리와 사용법을 책으로 만들었다. 이 날이 양력으로 10월 9일 오늘날의 한글날이다.

그 후 훈민정음은 중국의 사상과 학문에 밀리어 빛을 보지 못하다가 20세기에 ‘한글’이란 이름으로 1913년 문법학자 주시경 선생에 의하여 처음 사용되어 오늘날로 발전하게 되었다. 한글이란 이름도 언문, 언서, 반절(反切), 암클, 아햇글, 가갸글, 국문, 조선글 등 여러 명칭으로 불리다가 순 우리말 한글(한국어)로 정착이 되었다.

1997년 한글이 세계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 되었다. 지정이유는 세계에서 몇 안되는 모국어로써 인류가 길이 보존해야 할 문화유산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 켈카코 대학의 ‘맥콜리(McCawley)교수’는 한국의 한글날 10월 9일은 일류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날로 생각하였고 또한 자신의 기념일로 삼았다 하니 우리로써는 그저 고마울 뿐이다.

세계에는 약 4천여개의 언어중에 문자로 적을 수 있는 것은 불과 40여종 밖에 안된다고 한다. 어느 통계에 보니까 우리 국민의 국어점수는 평균 58.26점이라고 한다.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영어나 중국어, 일본어는 80, 90, 100점을 맞으면서 자신의 피 속에 흐르는 모국어는 58.26점이라 하니 참으로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내 언어학자들에 의하면 우리말 한글이 매년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추정치이지만 매년 전체 사용언어의 5-10%씩 감소하며 대신 영어가 등장한다고 한다. 거기에다가 근래 대륙 중국어의 열풍이 불기 시작 할 뿐 아니라 오래 전 부터 밑바닥 훌기식으로 전파되고 있는 일본어와 무분별한 일본어식 한자, 영어의 오류 침투 또한 무시못할 복병이다.

매년 감소하고 있는 우리의 한글, 이렇게 향후 10년 100년 500년, 1,000년 후를 생각을 해보자. 과연 그 때에 한글이 얼마나 존재하고 있을까. 어느 언어학자는 앞으로 수 백 년 아니 수 천 년이 지난 후에는 한글이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질지 모른다고 경계하고 있다.

1960년대 공병우 타자기가 발명되어 화제를 되었던 공병우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했다.

“한글은 금이요, 로마자는 은이요, 일본 가나는 동이요, 한자는 철이다!”

근래 각종 문자문명의 확산을 보면서 가만히 생각해보면 공병우 선생님의 말씀은 일찍이 미래를 예견한 한 선각자였다는 생각이 든다.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유학생들을 위한 ‘K-POP 프로그램’ 일환으로 운영하는 ‘시낭송으로 배우는 한국어 이야기‘ 열기는 매주 충남 금산군 추부면 대학로 하늘가에 울려퍼져 지구촌에 메아리 치리라!

김우영 작가·대전중구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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