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차원 지침 내려 온 것 없어 식단 변경 계획은 없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적으로 확산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급식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암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정 온도 이상에서 가열해 요리하면 조류인플루엔자가 인체에 주는 영향이 전혀 없다는 과학적 설명에도 불구하고 나이가 어린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생들의 경우 성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점에서 닭고기나 오리고기가 포함된 식단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들 학교 식단의 경우 한 달전에 이미 계획돼 급식물류업체에 수주되는 경우가 많아 중도에 식단을 조정하기가 어려워 학부모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8일 대전 지역 일부 초등학교의 6월 식단을 확인한 결과, 학교 별로 2~4회 정도 닭고기가 포함된 식단이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각 학교 영양교사들은 학부모들로부터 아직 AI와 관련된 민원이 접수된 것이 없고, 교육부나 대전교육청에서 식단 변경 등 지침이 내려온 것이 없어 당장 식단 변경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영양교사들은 “학부모 민원은 없지만, 자체적으로 걱정은 하고 있다”, “7월 식단에는 달걀과 닭, 오리 등 가금류는 배제할 계획이다”, “식재료를 바꾸는 것은 절차가 복잡하지만 충분히 가능하기에 공문 등이 내려오면 즉각 실행에 옮기겠다” 등 이번 AI 사태에 대해 충분히 대비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문제는 일부 영양교사의 경우 이번 AI 발생과 관련해 큰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는 점이다.
지난해 부실 급식 논란을 빚은 A초등학교의 경우 지난 7일 치킨마요덮밥이 제공됐으며, 13일 닭강정, 15일 닭가슴살장조림, 26일 닭감자탕, 29일 오리불고기 등 이달 말까지 4회 정도 가금류를 재료로한 급식이 학생들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 학교 영양교사는 급식 메뉴 변경 이나 향후 식단 계획을 묻자 타 학교 영양교사와 달리 “신규 영양교사이기 때문에 할 말이 없다. 다른 학교에 문의 하라”는 답변 뿐이었다.
이와 관련, 시교육청은 급식 메뉴 변경 등은 고민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에서 지침도 없고 해서 AI 관련해서는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며 “현재로선 일선 학교에 급식 메뉴 공문을 보낼 계획은 없지만, 고민은 해보겠다”고 답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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