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학 교수들이 외부기관으로부터 연구용역을 수주해 인건비를 수령해 온 관행에 대해 감사원이 ‘이중수혜’라며 제동을 걸면서 대학가에 비상이 걸렸다.
장기적으로는 국립대 교수들의 연구 동력은 물론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산학협력을 강조하는 정부가 교수들의 연구 동력을 떨어뜨리는 모순된 정책을 추진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8일 교육부와 대전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교육부는 최근 일선 국립대에 공문을 보내 내달 31일까지 기업과 지방자치단체 등 외부기관으로부터 연구용역을 수주해 인건비를 받아온 국립대 교수들의 연구활동에 대한 개선 방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해 11월 21개 국립대 산학협력단을 대상으로 2012년 1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정부와 민간기업의 연구용역을 수행한 국립대 교수 등 4696명을 감사를 벌여 1418억2749만원을 인건비를 지급받은 것은 국가공무원인 국립대 교원(교수)의 ‘이중수혜’규정을 어긴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감사원은 당초 이 금액을 모두 환수하는 것도 검토했으나 국립대와 교육부의 반발로 철회대신 각 국립대가 연구비 관련지침을 새로 마련하도록 요구했다.
이에 따라 국립대 산학협력단 실무자들은 지난달 29일 충남대에서 교육부 지침에 대해 논의했지만 뾰족한 결과물은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통상 지자체나 기업의 연구용역 과제를 수주하면 대학 산학협력단을 통해 연구비 가운데 일부를 인건비 명목으로 지급 받아온 국립대 교수들은 이번 감사원 조치에 반발하고 있다.
국립대학들도 외부기관의 연구용역비 중 통상 15~20%가량을 간접비로 전환해 대학 운영에 사용할수 있어 외부 연구 용역을 장려 해온 만큼 이번 조치에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산학협력을 강조하는 정부 정책에도 모순되는 정책인데다 장기적으로 외부 연구용역을 수주할 교수가 줄어들면서 대학의 연구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 국립대 관계자는 “획일적인 공무원 잣대를 연구현장에 들이대면서 이번 연구비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타 국립대와 의견 수렴을 통해 보조를 맞춰 입장을 전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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