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문재인 정부, 가계부채 문제 길게보자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문재인 정부, 가계부채 문제 길게보자

  • 승인 2017-06-08 15:58
  • 신문게재 2017-06-09 3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문재인 정부가 한국경제 뇌관인 가계부채 폭탄 제거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오는 8월까지 관계부처 합동으로 가계부채 종합관리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국토교통부를 비롯해 금융사들까지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가계부채 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언제 터질지 모를 ‘한국 경제의 뇌관’이 되고 있다. 이전 정부들이 자기 임기 중에는 터트리지 않도록 돌려막기를 해온 결과다. 특히 박근혜 정부는 정권 유지 차원에서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빚을 내서 집을 사라고 현혹했다. 주택담보 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규제를 완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가계부채는 빠르게 불었다. 가계대출에 판매신용을 더한 가계신용은 2014년엔 66조원 늘었으나 2015년 118조원, 지난해에는 139조원이나 증가했다. 2013년 말 1019조원에서 지난해 말 1342조5000억원으로 뛰었다. 올 들어서도 1분기에 17조원이 증가했다.

과다한 가계부채는 가계의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킨다. 가계의 소비지출을 위축시키고 결국 거시경제 전체적으로 내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또한, 금융회사 부실을 가져와 금융시스템 전반의 건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 미국 기준 금리 인상 등으로 국내 시장 금리가 상승 기조로 바뀌거나, 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소득 개선이 되지 않거나, 또는 부동산 시장이 흔들리면 금융위기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문재인 정부는 LTV·DTI 규제 강화를 준비 중이다. LTV와 DTI 완화 조치는 행정조치 상태로 올 7월 말 일몰을 앞두고 있어 변화가 관측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지표를 통한 관리 방안도 마련 중이다. 소득 대비 주택담보대출뿐만 아니라 다른 대출까지 보는 만큼 도입되면 상대적으로 대출 가능범위가 줄어들게 된다. DSR지표는 문 대통령이 대선 당시 공약한 가계부채 총량제와도 일맥상통해 조기 도입에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이 같은 정책은 가계부채 상승세를 꺾는데 당장은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 대책은 아니다. 가계부채 문제는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주택시장, 가계소득 등과도 결부된 복합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중요하다. 인위적인 대출 억제보다는 분할상환으로의 구조 변경과 상환능력심사 강화 등을 통한 사전적인 위험관리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 일자리와 소득 확대를 통해 채무상환능력도 키워야 한다. 저소득층에 대한 방지책 마련도 필요하다. 대출 규제 강화는 저소득층에 부채 상환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 서민정책금융 강화, 채무구조 개선, 사금융피해 방지 등의 지원책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한계상황에 이른 과다채무자들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는 가계부채에 대한 응급처방보다는 장기적 구조개혁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4.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1. 대전시노인복지관협회 종사자 역량강화 워크숍
  2.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3.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