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순석 ETRI 커뮤니케이션전략부장 |
더 이상 도전할 것이 없다는 것이 허사비스팀의 변이다.
실제 그들끼리 둔 50개의 기보를 프로기사들이 보며, 오히려 바둑의 새로운 지평을 넓히는 계기로 삼고 있다.
인간의 오만함이 무참히 깨지는 순간이다.
우리는 두 가지 교훈을 얻어야 한다.
하나는 우리는 허사비스팀 만큼 바둑을 인공지능에게 잘 가르칠 수 있는가하는 반성이고 또 하나는 인간의 머리 속에 든 것이 터무니없이 빈약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인공지능이 있으면 그냥 스스로 똑똑해지는 줄 아는 사람이 많다.
그렇지 않다.
그것을 가르치는 선생의 수준에 따라서 천차만별의 알파고가 존재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가르치는 선생은 또 두팀이 필요하다.
바둑에 대한 해박한 통찰이 있는 팀과 그 통찰을 인공지능의 특성에 맞게 어떤 형태의 사고구조를 가질 수 있게 학습시킬까를 아는 팀이다.
인간들이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는 순전히 사람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또 하나는 인간들도 알파고와 동등한 수의 기보를 읽고 기억한다면 알파고에게 그리 쉽게 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다.
우린 알파고처럼 치열하게 공부를 하지 않았음을 반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순석 ETRI 커뮤니케이션전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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