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경기 양평 황순원 문학촌~남양주 강변을 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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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경기 양평 황순원 문학촌~남양주 강변을 따라서

[김우영 작가의 문화산책] 서울시낭송협회(詩音)문학기행 신록 찬연한 5월 살가운 강변, 아름다운 두 물 머리의 추억

  • 승인 2017-06-02 00:01
  • 김우영 작가·대전중구문학회 회장김우영 작가·대전중구문학회 회장


양수리를 지나며/ 두 강물이 만나는 풍경을 본다/ 느리게 혹은 빠르게/돌고 넘어서며/ 서로의 길을 에 돌아/ 두 물 머리에서 합쳐지는/ 그들의 방식을 본다// (中略) 마음은 거친 강바닥이어도/ 다붓다붓 누르고 흘러흘러/ 당신과 만나는/ 새벽녘 강물이고 싶다// 두 물이 만나/ 긴 사연을 나누는지/ 물안개 가득한 양수리//
- 김종분 시인의 ‘양수리’ 시 일부

독일의 저 유명한 시인 ‘헤르만 헤세’는 이렇게 말했다. “여행을 떠날 각오가 되어 있는 자만이 자기를 묶고 있는 속박에서 벗어나리라!”

여행은 서서하는 독서이고,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다. 여행은 가슴 떨릴 때 해야지 다리 떨릴 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우리는 여행자 차림으로 떠나는 자 뒷모습으로 채비를 하였다.


한국문화해외교류협회에서는 지난달 20일 경기도 양평 황순원 문학촌과 남양주시 두 물 머리 강변에서 개최하는 서울시낭송협회 문학기행에 10명이 참가하였다.

대전을 출발한 일행은 잠시 후 맞이할 경기 양평 황순원 문학촌~남양주 강변을 향하여 신록 찬연한 5월 살가운 강변, 아름다운 두 물 머리를 생각하며 들 뜬 마음으로 차창 밖 푸르런 5월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했다.

가벼운 청바지 차림으로 여행을 떠난 스스로를 보며 문득 아르헨티나 출신 쿠바의 영웅적 혁명가 ‘체 케바라’의 말이 떠올랐다. “청춘은 여행이다. 찢어진 주머니에 두 손을 내리꽂은 채 그저 길을 떠나도 좋은 것이다.”

곧게 뻗은 도로를 달리는 차창 밖으로는 막 모내기를 끝낸 논에서 모가 연두색으로 하늘을 행하여 일어나고 있었다. 논과 들녘 뒤로는 산야에 찬연한 신록이 우거져 힘찬 5월의 계절을 뽐내고 있다.

인생과 사랑, 그리고 문화와 여행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가는 사이 경기 양평 서종면 소나기마을길 24길에 자리한 황순원 문학촌에 도착하였다.

▲ 황순원문학관
▲ 황순원문학관

황순원 문학촌 소나기마을은 소설 '소나기'의 배경을 재현한 '황순원 문학촌 소나기마을'은 양평군에서 서종면 수능리 일원 4만7640㎡에 소나기마을의 배경 무대와 지상 3층 규모의 황순원 문학촌을 조성했다.

이곳은 황순원 작가의 유품과 작품을 전시하는 3개 전시실과 소나기광장에는 노즐을 통해 인공적으로 소나기를 만드는 시설이 있다. 또, 징검다리, 섶다리 개울, 수숫단 오솔길 등 소설 '소나기'의 배경을 재현한 체험장이 있다.

황순원 작가의 작품은 간결하고 세련된 문체, 소설 미학의 전범을 보여주는 다양한 기법적 장치들, 소박하면서도 치열한 휴머니즘의 정신, 한국인의 전통적인 삶에 대한 애정 등을 고루 갖춘 작가로 유명하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다시 읽는 ‘소나기’는 마치 오래된 책갈피에서 발견한 젊은 시절의 연애편지를 다시 보는 느낌과 함께, 그때의 슬픈 기억을 다시 더듬어 보았다. 문학촌 전시실을 돌며 소설 속 주인공들은 여전히 10대의 소년 소녀들인데 반하여 우리는 속절없이 나이를 먹어왔다는 생각이 든다.

3층에서는 서울시낭송협회 창립식이 우보환 강화문인협회 회장님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김종분 회장님의 인사와 축사와 격려사로 이어졌다. 전국 각지에서 축하차 찾아준 70여명의 하객들과 함께한 뜻깊은 서울시낭송협회(詩音)는 날개를 달고 경기 양평 하늘가에 퍼지고 있었다.

오찬은 동산 부근에서 삼삼오오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맛있게 도시락을 먹었다. 오후에는 인근에 있는 남양주시 조안면 다산로 747번길 11 다산 정약용 선생 다산문화관 일대를 견학을 했다. 다산은 이 마을에서 태어나 조선의 개혁을 시도하였으나 결국은 오랜 유배생활 끝에 고향인 이곳에서 숨을 거두었다. 유배생활 동안 '목민심서', '경세유표' 등 많은 저서를 남겨 조선 후기 최고의 실학자로 평가 받고 있다.

다산문화의 거리를 지나 오른쪽 골목길로 접어들었다. 왼쪽 연못에는 연꽃이 서로 손을 잡은 듯 너르게 널려있다. 푸르런 두 물 머리 강가를 끼고 산협을 조금 가노라니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 311길에 ‘강변연가’라는 아늑한 한옥이 나온다.

일행은 강변가든 야외광장에 즉석무대를 설치했다. 현수막을 두르고 대전에서 가져간 앰프를 설치하고 서울시낭송협회 창립총회를 기념하는 ‘강변 야외콘서트’를 준비했다. 박정임 낭송분과위원장의 매끄러운 사회로 흥겹고 즐거운 무대의 막이 올랐다. 여는 음악으로 미국 벤쳐스 악단 연주곡 파이프라인(Pipe Line)이 기타연주로 경쾌하게 연주되자 회원들이 더덩실 춤을 춘다.


회원들의 시낭송과 노래, 낭독, 마술 등으로 다양하게 제3부 행사를 이어갔다. 특히 대전에서 올라온 함용재 국악인의 성주풀이와 진도아리랑을 열창할 때는 관람석에서 추임새를 맞추며 어우러졌다. 또한 전라도 광주에서 올라온 나정임 여사의 전라도 사투리 구연은 관람객의 옛 유년시절 추억을 되살려낼만큼 구수한 고향의 소리였다.

끝으로 김종분 회장님의 노래 ‘열애’를 김우영 교수의 기타반주에 맞추어 열창하여 박수를 받았고, 이어 다 같이 손에 손을 잡고 합창곡 ‘과수원 길’과 ‘사랑해’를 다 같이 부르며 ‘강변 야외콘서트’ 막을 내렸다.

행사를 마무리하고 서로 아쉬운 작별 인사를 했다. 강변연가를 나오는데 저만치 두 물 머리 강가에서 손짓하는 듯하다. “다음에 또 오세요. 우리는 서울시낭송협회 그대를 환영합니다!”

일행은 양수리역까지 와서 중앙선 전철을 타고 서울 용산역으로 왔다. 용산역에서 호남선 새마을 열차를 바꾸어 타고 대전으로, 광주로 향했다.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여행객을 태운 철마는 경기평야와 충청 중원평야를 힘차게 달리고 있었다. 의자를 뒤로 젖힌체 1박 2일 문학기행의 황순원 문학촌과 남양주 강변을 따라서 신록 찬연한 5월 살가운 강변, 아름다운 두 물 머리 추억을 되새기었다.

방랑과 변화를 사랑하는 것은 살아 있는 사람이라는 증거이다. 소중한 것을 깨닫는 장소는 언제나 컴퓨터 앞이 아니라 파란 강과 하늘 아래라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바보는 방황을 하고 현명한 자는 여행을 한다’고 했던가!

김우영 작가·대전중구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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