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산단 용수공급 비상 국가경제도 악영향 우려
특별재난지역 선포기준 손질 정치권 노력 필요
정치권 일각에서 가뭄이 심각한 충남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극심한 가뭄으로 농작물 피해에따른 지역주민 타격은 물론 우리나라 굴지 석유화학메카인 대산임해산업단지의 물 부족으로 국가경제에도 불똥이 튈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1일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서산태안)에 따르면 농림부 ‘가뭄대책 추진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5월 말까지 전국 평균 강수량은 161㎜로, 평년(295㎜)의 55%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은 152㎜로 평년의 57%, 충북은 158㎜로 평년의 59% 수준에 불과하다. 또 두 지역 모두 전국평균 강수량을 밑돌고 있다.
또 기상청 ‘지점별 강수량 현황’에서도 충남 지역의 극심한 가뭄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최근 5년간 충남지역의 강수량이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서산의 경우 2011년 대비 2016년 강수량은 5년 만에 54.1%로 급감했고 보령과 부여 역시 같은 기간 강수량이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이처럼 심각한 가뭄은 농작물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모내기 등 차질 없는 영농활동을 위한 급수가 필요한 가운데 저수율이 계속 하락세에 있기 때문이다.
충남 지역별 저수율은 서산 및 태안 27%(평년대비 38%)와 보령 34%(〃 51%), 홍성 33%(〃 47%), 예산 28%(〃 46%)에 각각 그쳐 가뭄으로 인한 벼작물의 피해가 불을 보듯 뻔하다.
공업용수 차질도 빚어지고 있다.
충남 서산지역 대산산단의 경우 1일 용수 사용량이 21만t에 달하고, 대호지로부터 10만t, 아산호로부터 11만t 공급받고 있다.
그러나 충남 서해안지역 가뭄 지속으로 대호지의 수위가 28% 수준까지 떨어져 취수정 수위인 15%에 근접하면서 용수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대산산단의 경우 우리나라 굴지의 석유화학단지인데 물 부족에 따른 생산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가뭄이 심각한 충남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야 한다는 여론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성일종 의원은 “정부는 관정·양수장 등의 조속한 용수원개발, 해수담수화 시설의 조기시행 등 가뭄에 대비한 범정부차원의 근본적인 급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특히 가뭄이 길어질 경우 충남과 경기지역 등 피해가 심각한 지역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가뭄으로 인한 특별재난지역 선포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워 정치권의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안전처 등에 따르면 특별재난지역은 대형사고나 재난을 당해 정부차원의 사고수습이 필요한 지역에 선포한다.
1995년 삼풍백화점붕괴사고, 2003년 대구지하철화재, 2014년 4월 세월호 침몰 등 사건사고는 물론 2008년 태풍 및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경북 봉화군 등 자연재난으로 인해 지정된 사례도 있다.
하지만,
선포 기준이 시설물 등 피해액수에만 의존하고 있어 시설물 피해를 동반하지 않은 가뭄은 사실상 특별재난지역으로 선정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가뭄이 발생하면 제한급수에 따른 지역민 불편과 농작물 피해를 동반하기 마련이지만, 현행법상으로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원천 차단돼 있다”며 “자연재난인 가뭄에 대한 선포기준 재정립이 시급하다. 서울=황명수ㆍ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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