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값 67.9% 올라 … 닭고기 1kg 6000원 넘어
BBA 이어 업계 1위 교촌치킨도 가격인상 단행
6~8월 보양시즌 삼계탕 가격 예년보다 오를 듯
평당 4~5마리 키우는 양계농장 시스템 변화 여론도
2017년 정유년 닭의 해이기 때문일까, 올해는 유난히 계란과 닭으로 인한 파장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올해 초 AI(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여파로 산란계 2581만 마리(국내 산란계 35%)가 살처분 됐고, 6월까지는 계란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이미 예고된 바 있다.
AI파동이 길어지고 계란 30개가 1만원을 넘어서는 위험수위에 다다르자 정부는 계란수입을 시도했다. 미국과 스페인에서 계란이 수입됐고, 한동안은 국내산 계란을 대신해 수급 안정기에 접어든 모양새였다. 하지만 주요 계란 수입국에까지 AI가 발생했고 결국 국내 산란계에 의존해야 하는 최악의 위기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기본적으로 산란계는 80주까지 연간 250개의 알을 낳고 80주가 넘으면 150개로 산란율이 대폭 떨어진다. 산란율이 떨어지면 곧바로 식용으로 분류하는 것이 양계장 농가의 보편적인 시스템이다. 하지만 수급 안정을 위해서는 노계마저 알을 낳아야 한다는 점이다.
통계청의 5월 소비자물가를 살펴보면 계란값은 5월 67.9%가 올랐다.
계란값이 뛰니, 닭고기 값은 날았다.
일주일 사이 1kg 손질 육계는 570원 이상 올라 6000원을 넘어섰다. 곧 초복과 보양시즌이 다가오면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가격이 요동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BBQ치킨은 5월 초 업계 최초로 치킨값을 인상했다. 이후 한달만에 업계 1위인 교촌치킨도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고 치킨 1마리에 2만원에 육박하며 고물가 반열에 오르게 됐다.
유통시장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계란값 인상은 6월이 아닌 연말까지도 지속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값싸고 영양가 높은 탓에 가격이 올라도 계란과 닭고기 판매율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여름철 보양시즌이다. 삼계탕 한그릇 가격이 예년과는 확실히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양계농장의 환경을 바꿔보자는 여론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평택시는 닭 사육면적을 현재 3.3㎡당 66마리에서 5마리 미만으로 조정하고, AI를 원천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지를 최대 12단까지 쌓아 올리는 공장식 사육이 AI의 주범이라는 지적이다. 평택시는 3.3㎡당 4~5마리를 사육하는 동물복지농장을 조성하고 달걀 1개 가격을 500원으로 조정하는 사육방식을 시도할 예정이다.
슈퍼에서 만난 한 시민은 “공장식 사육은 문제가 많다. 대량생산도 중요하지만 신선하고 품질 좋은 계란과 닭고기 사육에도 힘썼으면 좋겠다. AI 발생원인이 사육환경 때문이라면 정부가 나서서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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