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태규(대전시지체장애인협회장·대전장애인콜센터 대표)
|
『 (...전략...) 제가 수년간 장애인콜센터를 이용했지만 이렇게 친절하시고 책임감이 강하신 기사님을 보지 못했습니다. (...중략...) 네비게이션에서 지시하는 위치에 도착했으나 정확한 목적지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기사님께 미안하여 “그냥 여기서 내려주시면 제가 찾아가겠습니다”라고 했는데, 기사님께서는 저를 잠시 차에서 기다리게 한 뒤 주변 건물마다 들어가서 제가 찾는 목적지가 맞는지 확인해 보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습니다.
20여분이 지나도록 헤매다가 기사님께 미안하여 “그냥 여기서 내려주시면 제가 찾아보겠습니다”하고 말했지만, 기사님께서는 마침 다음 예약시간이 좀 남아 있어서 괜찮다며 10여분을 더 찾아보다가 내려주시고 떠났는데, 제가 내리고 나서 휠체어를 탄 상태로 계속 찾아 헤맸지만 쉽게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기사님께서는 저를 내려주시고 떠난 지 10분 정도 후에 전화를 하셔서 혹시 목적지를 찾았는지 물으셨는데, 그때까지 제가 한참 헤매고 있었기 때문에 못 찾았다고 하자 기사님께서 그 단체의 홈페이지를 보고 이사 간 곳을 알아냈다며, 다시 모시겠으니 그 자리에 계시라고 하였고, 그 기사님께서 다시 와서 목적지로 데려다 주셨습니다. 기사님께서 끝까지 도와주신 덕분에 용무를 잘 보고 기차를 탈 수 있었습니다. 00 기사님 너무 고맙습니다.』
대전장애인사랑·나눔콜센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어느 회원님의 글이다.
2016년부터 대전시지체장애인협회가 대전시장애인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예약이 어렵다’, ‘이용하기 불편하다’는 이용자님들의 민원도 많지만, 장애인콜센터 운전원과 상담원 등 모든 종사자들은 회원님들의 안전과 친절운행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어려운 근무환경 속에서 힘들고 지칠 때 회원님들의 칭찬과 격려가 최고의 영양제이자 활력소가 된다.
중증장애인의 이동편의를 지원하면서 느끼는 점은, 두텁고 높은 장벽이 장애인의 이동을 가로막고 있다는 현실이다. 열악한 도로와 편의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은 건물, 이용할 수 없거나 불편한 대중교통수단, 장애를 불능과 무능으로 바라보는 편견과 차별이 아직도 존재한다. 장애인들이 원하는 것은 이동의 장벽이 존재하지 않는 사회이다. 이는 계단을 만들고 나서 한쪽 구석에 경사로를 설치하는 것이 아니고, 아예 계단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화장실도 장애인전용을 따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모든 화장실을 장애인과 노약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단순히 장애인과 노약자를 배려하는 차원이 아니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것이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다. 장애·비장애가 존재하지 않는, 모두 함께 살아가는 세상, 우리가 소망하는 대한민국이다.
박태규(대전시지체장애인협회장·대전장애인콜센터 대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