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구 힐링아트페스티벌 2017/사진 제공=서구청 |
지난 26일부터 사흘간 서구청 앞 보라매공원, 샘머리공원 일원에서 열린 ‘대전 서구 힐링 아트페스티벌’이 28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서구축제 추진위원회와 서구문화원, 한국예총 대전광역시 연합회에서 주관하고, 대전광역시 서구청에서 주최한 이 행사는 ‘상상자극, 문화공감’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장종태 서구청장의 ‘이보다 즐거울 순 없다’는 포효(咆哮)와 함께 막을 올렸다. 그래서일까? 기간 내내 도심 속 공원에는 다양한 공연과 예술작품을 감상하러 나온 인파로 가득했다. 가족끼리, 연인들끼리, 혹은 자녀들을 무등 태우고.
이는 볼거리, 놀거리, 즐길거리를 위해 관계자들의 땀과 노력이 어우러진 결과라 아니 할 수 없다. 그 땀과 노력의 결실로 보라매공원에 조성된 460m 길이의 '루미나리에 아트 빛 터널'은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어 너도 나도 기념사진 촬영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아트 마켓은 지난해 80개 부스에서 100개로 확대됐으며, 전국 각지에서 모인 예술가들의 작품(그림, 공예품, 그릇, 도자기 등)이 시중가보다 20-30%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것도 특이했다.
이번에 참여하게 된 ‘도락 도예공방’의 임경민 작가는 작가와의 만남이 현장에서 이루어져 시민들이 그동안 접해보지 않은 분야에 대해 설명을 해주어 관람객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했다.
그러나 옥에도 티가 있는 법. 모 언론에서 제기한 바에 의하면 전시공간은 재활용이 가능한 조립식 판넬이나 천막 등 친환경적으로 설치하는 게 시대적 추세인데 정부의 친환경 정책과 배치된다고 지적하며 이번 서구 힐링아트페스티벌 축제를 ‘폐기물 배출 축제’ 로 꼬집었다.
또한 축제를 위해 보라매공원에 아트 빛 터널과 아트 트리를 꾸미려고 성장하고 있는 나무 위에 각종 전선과 전구의 조명시설, 시설물 등을 고정 작업하면서 나무에 못질하고 고정용 철심 등을 박아 나무에 깊은 상처를 입히며 훼손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비난했다.
올해가 처음열리는 축제라면 필자도 그럴 수 있을 거라고 너그러이 보아 넘길 수 있다. 그러나 첫 회가 아닌 데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물론 모든 일에는 긍정성도 있고 부정성도 있기 마련이지만 지난해의 전철을 다시 밟아서야 되겠는가?
그러기에 화재 위험성을 안고 있고 가격도 비싼 목재합판을 재료로 쓴 것은 사익을 추구하려는 특정인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주최측에서 "축제의 운영업체는 조달청에 공개입찰로 부쳐져 결정됐다"며 "힐링아트마켓의 시설물을 목재로 꾸민 것은 축제에 참가한 예술가들이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의혹이 제기 되는 것은 사실이다.
▲ 서구 힐링아트페스티벌 2017/사진 제공=서구청 |
더구나 이번 축제에 5억 3천만 원의 예산이 소요됐으며 이 가운데 힐링아트마켓을 포함한 시설비와 개막축하공연 등에 2억 2천만원정도 쓰여졌다고 하니 이번에 사용된 시설물들을 잘 보관했다가 내년도에 재활용하는 현명함을 보이도록 하는 것이 지방 재정을 아끼는 현명한 처사가 아닐까 한다.
한 가지 더 지적하고 싶은 것은 판매를 목적으로 참여한 단체는 그런대로 긍정적인 견해를 보였지만 판매 목적이 아닌 주최측이 권유해 마지못해 참여한 전문분야의 단체들은 관람객들의 관심이 적은 관계로 개최 첫날을 제외하고는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혼자 부스를 지키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화장실을 가거나 식사를 하러 갈 경우 교대해 줄 인력이 없어 애를 먹었다고 했다. (모 대학에서 참여한 어느 작가).
그 뿐만이 아니다. 행사에 참여한 김모 작가는 추최측과 소통이 전혀 안 되었으며 관계자들이 고압적(?)이기 때문에 힘들었다고 했다. 그랬을 것이다. 주최측의 적은 인원으로 너무 많은 참여 단체들과 방문객들을 대하다 보니 그랬을 것이고, 더구나 전문분야가 아니다 보니 요구하는 질문에 짜증도 났을 것이다.
장종태 서구청장은 "이번 축제를 통해 도심 속 공원이 심신을 치유하는 문화와 예술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앞으로 서구의 다양한 문화 인프라를 활용해 서구 힐링 아트페스티벌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서구에 살고 있는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대 되는 바 크다. 그러나 앞서 필자가 지적한 몇 가지를 보완하여 실행한다면 혈세도 아끼게 되고, 참여단체나 방문객들 모두가 즐거운 마음으로 동참하는 장(場)이 될 것이다.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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