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635마리 등록 … 2013년 시행 이후 매년 감소
반려동물 소유주 등록제 기피로 유기동물 매년 증가
유기동물을 막기 위한 ‘반려동물 등록제’가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어 소유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시급하다.
28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역에서 등록을 마친 반려동물(개·고양이) 수는 2012년 22마리에서 등록제가 시행된 2013년 2만 6232마리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제도가 시행된 지 1년 만인 2014년엔 9675마리로 감소했다. 이후 2015년엔 4241마리로 그 수가 줄었다. 지난해엔 이보다 낮은 3635마리밖에 등록을 마치지 않은 상태다.
반려동물 등록제는 동물 몸속에 칩을 삽입하는 내장형과 인식표, 등록목걸이 등 세 가지로 구성돼 있다. 동물보호법상 미등록 반려동물 소유자에겐 1차 경고를 준 뒤 해당 기간까지 미등록하면 과태료 20만 원이 부과된다. 하지만, 많은 애완동물 소유주들의 기피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칩 삽입은 동물에 해를 끼칠까 기피하고, 목걸이와 인식표 또한 반려동물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외면하고 있다.
개를 키우는 김 모(27·대전 서구 둔산동) 씨는 “잃어버릴 일이 없어 등록제는 미뤄두고 있다”며 “사람도 칩을 넣거나 목걸이를 할 때 불편한데, 반려견은 오죽할 까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소유주들의 이 같은 기피 현상은 유기 동물 수 증가를 불러일으킨다. 대전의 유기동물은 2013년 3797마리에서 2014년 3601마리, 2015년 3407마리로 점차 낮아지다 지난해 4556마리로 증가했다. 올해도 버려지는 동물들은 꾸준하다. 월별로 살펴보면 1월 253마리에서 2월 450마리, 3월 746마리, 4월 1119마리로 증가했다. 이런 추세로 본다면 지난해 버려진 유기동물 수를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새로운 주인의 품으로 돌아가는 유기동물은 일부에 불과하다. 분양된 유기동물의 비율은 2013년 19%, 2014년 22%, 2015년 28%, 2016년 24%다.
버려진 동물 중 분양이 안 되는 동물들은 안락사를 당하고 만다. 2013년엔 1185마리가 안락사를 당했고, 2014년 1163마리, 2015년 1032마리, 지난해는 1269마리가 주인을 기다리다 죽음을 맞이했다. 올해 안락사를 당한 유기동물도 상당하다. 유기동물 안락사 비율은 1월 17%, 2월 18%, 3월 21%, 4월 25%로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려견을 잃어버릴 것에 대비해 등록제에 참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안세준 대전시수의사회장은 “인식표와 동물목걸이는 동물이 유기됐을 때 떼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에 꼭 내장형 칩을 넣는걸 추천한다”며 “이상증세를 일으킬까 꺼리는 소유주들이 많은데 동물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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