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김성근 전 감독 모습 = 한화이글스 제공 |
②한화와 김성근 감독의 939일
③10년 암흑기…감독만의 책임인가
④한화 본격적인 프런트 야구 펼치나
‘야신 김성근 ’이 끝내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벗었다. 부임 당시 누구보다 큰 기대를 받았지만,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감독직을 물러났다.
김 전 감독은 지난 2014년 10월 계약기간 3년 총액 20억원에 계약을 맺으며 한화의 제 10대 감독이 됐다. 수년간 하위권에 맴돌며 암흑기를 걷고 있던 한화 팬들은 구단에 김 전 감독 영입을 적극적으로 요구했다. 그만큼 김 전 감독에 거는 팬들의 기대감은 컸다.
만년 하위팀 한화와 ‘야신’ 김성근 전 감독의 만남은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냈다. 2015시즌 한화는 KBO리그에 흥행돌풍을 일으켰다. 비록 높은 순위에 오른 것은 아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야구에 열광했다. 지고 있는 경기도 끝까지 따라붙으며 경기에 재미를 더했다. 역전의 명수 중독성이 강한 ‘마리한화’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한화 선수들의 눈빛도 달라졌다. 패배주의를 떨쳐냈다. 김 감독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 모두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그렇게 한화는 인기 구단으로 거듭났다. 김 전 감독은 2015 시즌 최고 수확을 “팬 속에 들어간 한화”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김 전 감독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15시즌 전반기를 5위로 마쳤지만, 후반기 체력저하와 부상으로 6위에 머물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16시즌 전 한화는 우승후보로까지 거론됐다. FA와 외국인 선수영입에 막대한 투자를 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결과는 전 시즌보다 한 단계 더 내려간 7위로 마감했다.
2년간 김 전 감독의 입지는 전혀 달라졌다. 김 전 감독은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다. 펑고와 특타로 대변되는‘지옥훈련’, 있는 자원으로 최선의 결과를 끌어내는 운영 등 본인만의 확고한 야구철학을 고집했다. 성과를 내지 못하자 각종 논란이 일어났다. 권혁, 송창식, 박정진 등 불펜투수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와 ‘고졸 루키’ 김민우, 심수창, 이태양 등 투수들의 과다한 불펜투구 등 ‘혹사’논란이 일었다. 타자들이 경기 전후로 진행한 특타도 논란거리가 됐다. 퀵 후크로 대변되는 불펜 중심의 경기 운영도 논란의 중심이었다. 즉시 전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구단 운영도 미래전력 유출로 비쳐졌다. 조영우(SK)와 박한길·최영환(이상 롯데), 임기영·김광수(이상 KIA), 양훈(넥센), 김정민(SK) 등의 즉시전력 또는 유망주 투수들은 2차드래프트나 트레이드, 또는 프리에이전트(FA) 영입에 따른 보상선수로 팀을 떠났다.
한화는 지난 시즌 후 감독 출신 박종훈 단장을 영입하며 김 전 감독의 권한을 대폭 축소했다. 김 전 감독은 박 단장과 스프링캠프 때부터 자주 마찰을 빚어왔다. 시즌 중에도 현장과 프런트의 갈등이 계속됐다. 결국 김 전 감독은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감독직을 내려놨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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