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내부 결속 우선…감독 선임 신중히 고민
판을 깼으면 빨리 새판을 짜야 한다. 김성근 감독이 한화 이글스와 결별한 가운데 차기 감독을 놓고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전 감독은 지난 2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찾아 선수단과 마지막 미팅을 연 후 쓸쓸히 구장을 떠났다.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팀을 떠났다. SK감독 시절 3번이나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야신’으로 불렸던 김 전 감독도 한화를 포스트 시즌으로 이끌지 못했다. 역대 최다승 감독이자 총 10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군 김응룡 이전 감독도 한화를 바꾸지는 못했었다.
팬들의 관심은 이제 김성근 전 감독을 대신할 한화의 제11대 사령탑에 쏠리고 있다. 현재 이상군 코치의 감독대행 체제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알 수 없지만, 빨리 팀을 재건할 수 있는 수장이 필요하다.아직 시즌이 100여경기나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한화는 2014년 LG의 사례를 본받아야 한다. 김기태 감독이 4월 말 자진사퇴를 선언한 후 조계현 수속코치 대행 체제로 팀을 꾸렸다가 5월 중순 양상문 감독을 새 사령탑에 선임했다. 그해 LG는 초반 부진을 극복하고 포스트 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한화는 최근 외부 인사를 감독으로 영입했었다. 김인식, 한대화, 김응용, 김성근까지 모두 외부에서 모셔온 감독들이다.
야인 중에는 유능한 지도자들이 적지 않다. 현장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감독은 조범현 KT 전 감독이 있다. 조 전 감독은 앞서 KIA와 SK를 지도하면서 능력을 검증받았다. 리빌딩에 적합한 감독으로 꼽힌다.
선동열 전 KIA감독도 현장 복귀에 능동적이다. 선 감독은 2014시즌 후 KIA와 재계약까지 발표됐지만, 팬들의 거센 반발로 사퇴했다. 이후 프리미어12 등 다양한 국제대회 때마다 코칭스태프로 활약했다.
하지만, 현장 경험이 많은 감독들 입장에서는 프런트야구를 선언한 한화의 부름에 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외부 인사를 영입한 결과가 좋지 않았던 만큼 프랜차이즈 출신에게 지휘봉을 맡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정훈 스카우트 팀장, 이상군 감독대행 등은 이전에도 꾸준히 물망에 올랐었다. 한용덕 두산코치도 고려 대상이지만, 타 팀에 몸담고 있어 여의치가 않다. 이외 한화를 떠났던 구단 출신 코치진은 이미 다른 팀으로 활약하는 등 제 갈 길을 걷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 단장이 현장 복귀를 노리고 있다는 얘기도 들리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박 단장과 코드가 맞는 최계훈 2군 감독과 김성래 타격코치도 가능성이 있다.
일단 한화 구단은 감독 선임보다 팀 안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신중하게 적임자를 물색한다는 게 구단의 뜻이다. 하지만, 시즌 중 새로운 감독을 찾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여기에 김성근, 김응룡 등 한 시대를 풍미한 감독들도 ‘가을 야구’의 숙원을 풀지 못한 상황이라 차기 사령탑이 안는 부담감은 적지않을 전망이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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