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군 한화이글스 감독대행 = 한화이글스 제공 |
이상군 한화 이글스 감독대행이 힘든 상황에서 팀을 이끌게 됐다. 한화는 지난 23일 김성근 감독과 결별했다. 한화는 김광수 수석코치에게 감독대행을 요구했지만, 김광수 코치는 제안을 고사하고 팀을 떠났다. 결국 박종훈 단장은 이상군 투수코치에게 감독대행을 맡겼다.
한화는 지난 23일 대전 KIA전에서 13-8로 대패했다. 팀은 5연패 수렁에 빠졌다. 이 감독대행으로서는 팀 분위기를 빠르게 회복시키는게 급선무다.
24일 경기전 덕아웃에서 만난 이 감독대행은 “보좌한 입장이었기 때문에 감독님께 죄송하다”라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 후 “‘건강한 팀’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이 감독대행은 선수들에게 책임감을 강조했다. 이 감독대행은 “‘너나 할 것 없이 힘든 상황이다. 다들 책임이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최선을 다해 성과를 내는 게 (김성근)감독님께 보답하는 것이라는 얘기도 덧붙였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김성근 전 감독은 경기장을 찾아 선수단과 짧은 미팅을 갖고 짐을 챙겨 떠났다. 이 감독대행은 “내가 감독실을 찾아갔는데,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하시더라”면서 “나는 ‘제가 죄송합니다. 면목이 없습니다’라고 했다. 내가 보좌하는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앞으로 팀 운영에 대해 이 감독대행은 “우리 팀뿐만 아니라 각 팀마다 부상선수가 있는데, 우리 팀은 특히 많다”면서 “부상전력을 최소화시키는 게 우선일 것 같다. ‘건강한 팀’을 만드는데 초점을 둘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투수운영에 변화도 예고했다. 이 감독대행은 “당분간 안영명이 비야누에바를 대신해 선발투수로 나설 것이다. 최근 중간계투로 활용됐지만, 선발이 낫겠다고 생각한다”면서 “비야누에바는 아직 결과가 나오진 않았는데, 공백이 길어지진 않을 것 같다. 왼손부상이라 해도 글러브를 착용해야 하니 경기력에 영향을 받긴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권혁과 송창식은 될 수 있으면 이기는 경기만 투입할 계획이다. 2군에 내려가있는 김재영의 보직은 1군 복귀 후 결정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 감독대행은 전날 감독대행 데뷔전에서 패했다. 초반 10점을 내주는 등 힘겹게 경기를 펼쳤지만, 후반 8점을 뽑아내는 저력도 보였다. 이 감독대행은 “선수들은 열심히 했는데, 내가 부족해서 졌다. (배)영수가 최대한 끌고 가는 것을 구상한 채 치른 경기였다”고 전했다.
이 감독대행은 훈련일정 변화도 이야기했다. 그는 “코치들과 상의해야 할 부분인데, 아침이나 야간훈련은 가급적이면 하지 않을 생각이다”면서도 “물론 필요에 따라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대행은 “선수뿐만 아니라 코치들까지 다 힘든 상황이긴 하다. 당장은 힘들겠지만, 눈치 보지 말고 편하게 뛰었으면 한다”며 선수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이 감독대행은 한화 출신 지도자다. 천안북일고-한양대를 거쳐 1986년 한화의 전신 빙그레 이글스에 입단한 이 감독대행은 1996시즌 후 은퇴를 했다 1999시즌 현역에 복귀해 2001년 선수 생활을 마쳤다. 현역시절 통산 320경기에 등판해 100승 77패 30세이브 평균자책점 3.30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은퇴 이후 한화와 LG에서 코치 경력을 쌓은 이 감독대행은 2012년 잠시 프런트 업무를 보다 2014년 다시 코치로 복귀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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