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장기연체 채권 소각, 카드 수수료 인한 방안 우선 추진
문재인 정부의 출범으로 금융정책에서도 여러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그중 최고 이자율 제한, 취약계층 빚 탕감 등 ‘서민금융’에 큰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새 정부 공약 사항 가운데 소액·장기연체 채권 소각과 카드 수수료 인하 방안 등을 우선 추진키로 했다. 서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면서도 별도로 법 개정 절차나 예산 확보가 필요치 않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25일 열리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경제1분과 보고에서 새 정부 공약에 담긴 금융위 소관 30개 과제의 이행계획을 보고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 다양한 서민금융 정책 공약을 밝혔다. 국민행복기금이 보유한 1000만원 이하 10년 이상 연체 채권 소각을 약속했다. 또한, 카드 수수료율 우대를 받는 영세 가맹점의 연매출 기준을 2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중소가맹점 기준을 5억원 이하로 각각 완화하고, 중소가맹점의 우대수수료율(1.3%)을 1%로 점진적으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금융 분야 민생공약들은 여권 핵심부에서도 최우선 과제로 관심을 받고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 시작된 행복기금은 소액 장기연체 채권을 원금의 2∼3% 가격에 금융권에서 매입한 뒤 최대 90%까지 채무를 조정해 갚도록 해왔다. 금융위는 소각 채권의 범위와 방식을 검토한 후 채권을 보유한 행복기금과 서민금융 지원 업무를 맡는 서민금융진흥원을 중심으로 채무 탕감 과제를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카드 수수료율 인하도 우선과제다.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에 따라 카드 수수료율 산정 체계가 업종별 기준에서 적정 원가 기준으로 바뀐 바 있다. 영세 가맹점의 범위 및 우대수수료 수준은 법 시행령 및 감독규정에 명시돼 있다.
앞서 금융위는 2016년 11월 가맹점과 카드업계 의견수렴을 거쳐 카드 수수료율을 최대 0.7%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이미 법적 근거가 있는 만큼 수수료 원가 재산정 작업을 통해 우대대상범위와 수수료율 인하 폭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가계부채 관리방안은 금융위가 기존에 추진해온 정책 틀에서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대출규제 탓에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 새 정부 역시 가계부채에 대해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은 소득을 늘려 빚을 갚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을 통한 가계부채 총량을 관리하겠다고 공약했었다.
금융위는 이전부터 DSR추진을 준비해온 만큼 더욱 탄력을 받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총부채상환비율(DTI)도 차주의 소득상환능력을 더 정교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내년 은행권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할 전망이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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