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널의 점포 운영권을 주겠다며 투자금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가로챈 전직 프로야구 선수에 대해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대전지법 제13형사부(재판장 최창영)는 2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등 혐의로 구속된 A씨에게 징역 3년 6월을 선고했다.
A씨의 범죄는 지난 2012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지역의 유력 업체에게 건축 자재를 납품할 권한을 양도 받았다며, 자재구매 대금을 투자하면 그 수익금을 지급하겠다고 속여 2000만원을 계좌이체로 지급받았다. 지난 2012년부터 2014년 6월까지 19건을 자재 납품권한을 내세워 적게는 300만원에서 4400만원까지 투자금을 빙자한 금액을 받아 챙긴 혐의다.
지난 2014년 7월에는 대전 서구의 한 사무실에서 피해자에게 “지역 유력기업 대표가 내 친구인데 터미널의 점포 권리를 양도 받았다. 임대보증금으로 3억원을 주면 30년동안 점포를 운영할 수 있는 권리를 주겠다”며 계약금 명목으로 900만원을 받기도 했다.
지역 대형 사업들도 그에게 미끼가 됐다.
A씨는 지난 2015년 9월 “엑스포 재창조사업과 관련해 건물 용역, 주차장 관리를 위한 용역 법인을 설립했는데 돈이 필요하니 돈을 투자하면 향후 법인이 설립될 때 이사로 등재해 주겠다”며 45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이처럼 점포운영권이나 투자금의 35%를 돌려주겠다는 등의 수법으로 모두 4명에게 27억 99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피해자들에게 지역의 유력 기업인이 자신의 고교 동창이라며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지만, 실제 해당 기업인에게 점포의 권리를 양도받은 사실이 없는 상태였다.
재판부는 “장기간에 걸쳐 피해자들의 신뢰를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자들이 모두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일부를 갚아 실제 피해액은 범죄 사실에 나온 편취금액보다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A씨는 고등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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