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앞으로 합의점 찾아 해결할 방침”
대전 한 도심공원에 내걸린 ‘길고양이에게 먹이주지 말라’는 현수막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주변 인근 놀이터에 고양이 배설물 발견으로 아이들 위생이 걱정돼 적절하다는 입장이 있는 반면, 동물과 사람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원에서 길고양이 먹이 주는 것까지 금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24일 대전 서구 만년동 한 공원에는 ‘고양이 배설물 때문에 우리 아이들 위생이 걱정됩니다. 먹이를 주지 마세요. 협조 부탁드립니다’라며 현수막이 걸려있다. 서구 공원녹지과에서 건 현수막이다.
해당 지자체에서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지 말아달라는 취지의 현수막을 내걸자 일각에선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것까지 막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대전시민 이모(36)씨는 “공원 주변에서 천사같은 마음씨를 가진 분이 불쌍한 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대전 서구청공원녹지과에선 무슨 생각으로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고 현수막을 걸은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원은 사람도 동물도 함께 어울어지는 공간이고 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를 금지하는 건 말도 안된다”라며 “이렇게 고양이들의 생활터를 없앤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현수막 빨리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부 주민들은 길고양이에게 먹이주는 행위를 반대하고 있다.
공원 주변 놀이터에서 고양이 배설물이 발견되면서 아이들 위생 상의 문제로 주민들의 민원이 많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구 관계자는 “고양이가 많이 발견되진 않았지만, 실제로 놀이터를 조사해보니 흙으로 만들어진 놀이터에 고양이 배설물이 곳곳에서 발견됐다”며 “주민들의 민원도 상당히 들어오고 아이들의 위생에도 문제가 될 수 있어 보였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법으로 주지 말라고 강제할 수 없어 협조를 구한다고 명시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서구는 서로 다른 의견에 대해 합의점을 찾을 방침이다.
서구 관계자는 “놀이터 바닥을 우레탄으로 바꾸는 등 해결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창민 기자 kcm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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