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대통령의 소통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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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대통령의 소통과 기대

  • 승인 2017-05-23 08:14
  • 신문게재 2017-05-24 22면
  • 이경준(중부대 복지학과 교수)이경준(중부대 복지학과 교수)
▲ 이경준(중부대 복지학과 교수)
▲ 이경준(중부대 복지학과 교수)
가끔 지인들로부터 남 눈치 안 보고 제 일만 할 수 있는 자기 방(연구실)을 갖고 있으니 얼마나 좋으냐는 말을 듣는다. 나만의 공간에서 혼자 콕 박혀서 단절하고 무언가에 열중할 수 있는 여건 자체는 솔직히 마다하고 싶진 않다. 그러나 그 환경 자체가 사회적 관계성을 약화시키거나 외부와의 불통을 조장할 수도 있음을 경계하기도 한다. 뭔가 자신만의 경계선 속에서 경직되어 헤매는 그런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 뜬금없이 새로운 대통령의 취임사를 다시 읽는다. “국민 여러분의 위대한 선택”으로 시작하는 취임의 변은 문맥마다 화두를 던지며 스스로 깨침을 위한 마음을 다잡게 한다. ‘새로운 대한민국’은 그중에서도 으뜸이다. 이는 아마도 ‘나라다운 나라’에 대한 ‘소명감’과 ‘열정’의 성과로 나타날 것이다. 이를 위해 ‘통합과 공존’을 모색하고 ‘희생과 헌신’이 무의미하지 않도록 ‘또 하나의 역사’에 임하겠다는 의지의 관통을 본다.

그렇다면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서 ‘국민 통합’을 이끌기 위한 기본은 무엇이며,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 그 해답은 대통령 자신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토론’하고 ‘대화’하고 ‘최대한 나누겠다’는 표현에서 그러하다. 바로 소통을 기본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그간 누구든 말로는 이런 소리를 못했겠는가마는, 지금까지 주류와 효율을 빙자한 권위적 빗장걸이가 얼마나 경직과 불통을 야기했었는가. 왠지 이번엔 열리는 기대를 갖게 한다.

토론과 대화, 권력의 고른 나눔은 가장 기본적이고 자연스러운 인간적, 사회적, 정치적 관계 형성의 기초다. 이 속에서 소통은 단순히 주고받는 관계 이상으로 교감하고 이해하여 상호성을 증진시키는, 공동의 목표를 위한 관계 전략인 것이다.

어학적으로 ‘소통’(疏通)이란 ‘사물이 막힘이 없이 잘 통함’ 내지는 ‘의견이나 의사 따위가 남에게 잘 통함’을 말한다. 영어로는 ‘communication’ 또는 상호작용, 교류, 관계의 의미를 갖는 ‘interaction’으로도 해석된다. 결국 소통이란 ‘잘 통함’이라는 본질을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송신자와 수신자 간 상호 의사와 행동 교류의 노력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 과정에서 의견개진을 위한 치열한 논박은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를 위해 건전하고 필수적인 소통의 흔적으로서 기꺼이 수용되어야 한다. 이에 새로운 대통령은 수신자중심, 즉 국민에 대한 경청으로 소통과 교류의 질을 높이고 국민적 합의와 연대를 이끌어주면 좋겠다.

특히 ‘차별 없는 세상’과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을 꾸미는 데 있어서도 대통령의 세심한 공감과 진실한 교감이 정말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차별 받는 이들의 소외와 아픔, 특권과 반칙에 의한 피해자들의 희생과 불신을 보듬어 그들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거듭 강조한 이 모든 기회와 과정과 결과에서의 ‘정의로움’을 실천해주길 기대한다. 이야말로 진정 ‘소통하는 대통령’의 모습이리라.

광화문도 좋고, 대전역 광장도 좋고, 이름 없는 시장 어디도 좋다. 소통의 힘이 중요하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번에는 실망 없이 보고 싶다.

이경준(중부대 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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