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숙(구즉초 교사) |
이에 여느 학교와는 구별되는, 좀 특색 있는 잔치를 열었다. 이름하여 ‘별別별★작가 책쓰기 축제!’다. 학생 개개인에게 특別한 흥미와 적성에 맞추어 모두가 빛나는 ★처럼 자신만의 책을 창조해 나가는 작가가 되고자 실시한 특별한 잔치다. 책 쓰기 축제 첫 날, ‘아기 북극곰의 외출’(글, 그림 김혜원/고래뱃속)에 실린 17여 점의 원화를 전시하는 ‘이야기가 있는 원화 전시회’를 열었다. 그림책의 원화를 직접 접해보는 것이 낯선 아이들은 ‘선생님, 여자 아이와 아기 곰이 너무 순수하고 그림책의 그림이 아기자기 하면서도 환상을 보는 느낌이 들어요. 저도 이런 그림책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라며 저마다 한마디씩 했다. 여러 출판사에 문의하며 포기하지 않고 수소문한 결과 원화 전시회를 연 보람이 있는 순간이었다.
또, 학년별 발달 과정에 맞게 ‘책표지 그리기’, ‘꼬마 시인이 되어 동시 쓰기’, ‘미니 책 쓰기’로 다양한 독후 활동을 통해 학생들에게 이미 작가라는 의식을 심어 주고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은 저마다 작자가 되어 미니 책을 만드느라 손길이 바빴다. 진지하게 책표지를 만들고 내용을 한자 한자 쓰고 삽화를 그려가며 한 권의 미니 책을 완성하고 친구들과 완성된 미니 책을 돌려보고 친구들의 잘된 점을 칭찬하며 머지않은 2학기에 완성될 나의 책을 상상해 보기도 하였다.
책 쓰기 축제 도서관 이벤트로 ‘책갈피 만들기’에 참여한 학생들에게는 맛있는 간식도 제공했다. 도서관에서 서로 간식도 나누어 먹으며 나만의 책갈피를 꾸미는 아이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학부모 독서 동아리회원들은 이벤트를 준비하느라 바쁘기는 했지만 학생들이 도서관에 모여 책갈피를 만들고 책과 함께 웃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며 뿌듯해 하였다.
올해 필자가 근무하는 대전구즉초 이와 같은 책 쓰기 축제 외에도 책 쓰기 연구학교로서 학생들이 단순히 책을 읽는 수용자에서 벗어나, 독자이면서 저자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활동인 책 쓰기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금은 단계별 책 쓰기 프로그램 중에서 1단계 기초다지기 활동으로 학년별 수준에 맞게 재미있고 창의적인 책 쓰기 활동을 구성해 진행하고 있다.
“선생님 어떻게 써요?” “끝까지 채워야 하나요?” “뭘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
수업시간이나 학예 행사의 쓰기 활동 시간에 교실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부터 교과나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지만 정작 무엇인가에 대해 쓰라고 하면 아이들은 깊은 고민을 하게 된다.
우리 반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학기 초 책 쓰기를 시작할 때 일기 쓰기도 어려운데 책 쓰기라니 걱정하며 한숨짓던 아이들은 다양한 책 쓰기 프로그램을 접하고 책 쓰기 축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이제는 각자 쓰고 싶은 책의 주제를 정하고 각자의 책을 쓰는데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처음부터 좋은 내용이나 완벽한 형식의 책을 완성하는 것은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스스로 작가가 되어 자신만의 책 쓰기 프로그램을 통해 이미 학생들은 지식의 수용자가 아니라 지식의 창조자로 거듭나며 진정한 의미의 독서 교육을 실천해나가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애들아, 찾고 고르고 표현하며 포기하지 말고 계속 책 같이 쓰자.”
여기숙(구즉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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