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무원 부부인 이병연(오른쪽) 대전시 문화정책담당과 김윤식(왼쪽) 주무관 |
“대통령 부부 청와대 입주 후 첫출근 모습 인상적”
“하는 일이 같으니까 이해하고 조언할 수 있는 부분이 좋습니다. 저는 행정직이라 숫자에 좀 약한데 아내는 세무직이라 많이 도움을 받죠. 반대로 기획면에서는 제가 도움을 주고요.”
대전시 문화예술과 문화정책담당 이병연(53) 계장이 자신과 부인의 직업적 특성과 장점에 대해 이 같이 답했다. 이 계장과 그의 부인은 모두 대전시청에 근무하는 공무원이다.
부부가 한 직장에서 근무하며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고 있는 모습이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이 계장의 아내는 세정과에서 근무하는 김윤식(51ㆍ여) 주무관이다. 부부는 매일 아침 함께 밥을 먹고 출근길에 나선다. 둘 중 한 명이 늦게 끝나는 날이면 시간을 맞춰서 귀가한다. 부부의 이런 모습은 함께 일하는 동료 공무원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 지난해 이 계장은 동료들의 선택으로 ‘베스트공무원’에 이름을 올렸다.
아내인 김 주무관은 “나중에 동료들이 남편을 뽑았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감사했다”며 “가족사진을 넣은 감사패를 보면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둘이 만나 하나가 되는 부부의 인연은 동료 공무원의 소개로 이뤄졌다. 각각 다른 곳에서 근무하고 있을 당시였다. 이 계장은 김 주무관의 웃는 모습에 반했고, 김 주무관은 이 계장의 선한 인상에 호감을 느꼈다. 1992년 3월께 만난 둘은 그해 12월 27일 부부의 연을 맺었다.
부부에게 찾아온 가장 큰 기쁨은 결혼한 지 10년이 지나고서 찾아왔다. 2001년 이 계장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이듬해였다. 이 계장은 “아버지가 손주를 보지 못하고 눈을 감은 게 너무 아쉽다”며 “아버지가 떠난 다음에 찾아온 생명이어서 그런지 더 귀한 아들”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결혼 25주년을 맞은 부부는 가끔 여느 부부들처럼 티격태격하지만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표현이 서툰 이 계장은 여전히 가끔 아내인 김 주무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건넨다고 한다.
이 계장은 “어려서 아버지와 대화가 많이 없었고 무뚝뚝한 아들로 컸다”며 “장인 장모님께 살갑게 대하는 사위가 되지 못해 아내가 서운했을 법하다”고 아내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김 주무관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 내외의 출근 배웅 장면을 떠올리며 부부의 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김 주무관은 “지난 15일 대통령의 출근을 배웅하는 영부인이 ‘여보, 멋지네, 최고야’라고 하는 장면이 감동이었다”며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말이 있는데 수신제가를 했으니 치국을 잘하겠다는 생각과 저도 앞으로 그런 말을 남편에게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계장은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 가장 잘 만나야 할 세 사람이 부모, 배우자, 자식인데 이중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배우자”라며 “다시 태어나도 아내에게 결혼해달라고 하고 싶다”고 전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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