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민 1인당 생활권 도시림면적 13.14로 전국 중위권
집에서 30분 내외 산책과 보행할 수 있는 공간 태부족
숲키우면 미세먼지 걱정 줄고 숲해설가 등 고용창출 효과
삭막한 콘크리트 정글에서 도시민들의 유일한 쉼터는 공원과 숲, 그리고 산이다.
정부대전청사 숲 공원은 점심시간 공무원들의 짧은 산책코스로 인기고, 최근 치유의 숲으로 자리매김한 은구비 공원도 시민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대전 유성구 봉명동에 있는 유림공원은 특별한 도심 숲이다. 고(故) 이인구 계룡건설 명예회장이 100억 원의 사비를 출연해 구입해 조성하고 대전시에 환원한 사회적, 공익적 가치가 매우 큰 곳이기 때문이다. 면적 5만 7400㎡에 교목류 2000여 그루를 비롯해 관목류 7만 5000여 그루, 초화류 25만5000여 그루가 있고 연못인 반도지와 정자, 물레방아, 산책길, 잔디광장으로 구성돼 있다. 유림공원은 대전에서도 가볼만 한 곳, 타 지역민에게는 대전 필수 관광코스로 꼽힌다.
우리나라는 숲과 공원은 현실적으로 산림의 수준이나 숫자가 턱없이 부족하다.
대전도 예외는 아니다. 5개 지역에 공원으로 이름 붙은 곳이 30여 개 안팎뿐인데, 일부 지역에서는 걸으려면 자동차나 대중교통으로 움직여야 한다. 마땅한 산책로나 쉼터가 없는 곳도 수두룩하다. 결과적으로 도심 숲을 누리는 인구는 여전히 소수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산림청 도시숲경관과에서 제공한 자료를 살펴보면 대전시민 1인당 생활권 도시림면적은 13.14다. 전북이 22.80으로 가장 높고 서울시가 5.35로 가장 낮은 것에 비해서는 상위권이지만 만족하기에는 아쉬운 수준이다.
생애주기별 산림복지를 구현 중인 윤영균 한국산림복지진흥원장도 “먼거리 숲이 아닌 도시에서 즐길 수 있는 숲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2의 유림공원, 제2의 은구비 공원을 만들거나 기존의 숲을 확장하려는 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자투리땅과 유휴지는 지역과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매입해 초소형의 숲으로 채우고 기존의 공원은 차별화 혹은 더욱 풍족한 콘텐츠를 더해야 한다. 산림청도 올해 전국 81곳에 도심 숲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국토가 좁은 우리나라 현실에서 한 블록마다 1개의 파크(park)가 있는 선진국 수준에 도달할 수는 없다. 하지만 풍족한 산림, 산책코스, 넓은 면적을 갖춘 유림공원과 은구비 공원, 옥녀봉 체육공원도 ‘대전판 센트럴 파크’가 될 수 있는 요건만큼은 충분히 갖췄다. 물론 도심 숲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열린 마인드, 숲을 일상 속에서 누리려는 적극적인 자세도 필요하다.
도심 숲을 키우면 숲해설가, 산림치유사, 유아숲지도사 등 연계성 있는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또 속수무책인 미세먼지의 공격에서도 조금은 안심할 수 있는 생활의 문이 열릴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윤영균 한국산림복지진흥원장은 “도시 내 공원 숲과 외곽의 숲과 연결하는 브릿지 형태의 숲을 정책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도심 숲은 많을수록 좋다. 도시 속의 숲이 아닌 숲속의 도시가 되도록 장기적으로 큰 그림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