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원자력안전협약’ 대전에 도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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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원자력안전협약’ 대전에 도입한다

  • 승인 2017-05-21 12:14
  • 신문게재 2017-05-22 11면
  • 최소망 기자최소망 기자
▲ 원자력연구원 정문에서 'NO핵'을 외치는 30km연대
▲ 원자력연구원 정문에서 "NO핵"을 외치는 30km연대


22일 대전시-원자력연구원-유성구 원자력안전협약 체결 예정

국내 최초 원자력사업자와 지자체가 맺는 협정

일본의 원자력협정 제도를 기반으로…




국내 최초로 ‘원자력 안전 협약’이 대전에서 맺어진다.

대전시는 22일 유성구ㆍ한국원자력연구원과 지역 내 원자력 안전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원자력 안전 협약을 체결한다.

이 협약으로 지자체가 직접 지역 원자력 안전 현안에 대해 감시와 관리할 수 있음은 물론 현안 해결을 위한 지자체의 권한도 확대될 전망이다.

이번 사례는 국내 원자력 사업자와 지자체 간 맺어진 첫 사례로 의미가 크다.

일본의 경우, 대다수 지자체와 원자력 사업자는 협정을 체결하고 있다.

그 예로 원자력사업자 18개가 몰려 있는 이바라키 현(縣)은 사업소 18개와 모두 협정을 맺고 있다.

이들이 맺고 있는 협정 종류는 ‘원자력시설주변에 대한 안전확보와 환경보전을 위한 협정’, ‘원자력시설 주변지역에 대한 정보제공을 위한 협정’ 등이다.

시는 이 같은 일본 사례를 살피고자 원자력연구원ㆍ시민단체 관계자 등과 지난 3월 일본 이바라키현을 방문해 원자력안전협정 운영 실태를 확인하기도 했다.

국내 첫 사례이자, 앞으로 타지역에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는 이번 ‘대전시-유성구-한국원자력연구원 간 원자력안전협약’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본다. <편집자 주>



▲원자력안전협약이 맺어진 배경= 대전 지역에서는 유성구에 있는 원자력연구원을 둘러싸고 다양한 안전사고가 발생하곤 했다.

지난 2007년 2.7kg의 우라늄 분실사건을 비롯해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에 더욱 시민 관심은 높아졌다.

지난해부터는 사용후핵연료 1699봉 반입, 파이로프로세싱 안전성 문제, 하나로 내진보강 공사 부실 의혹, 방사성폐기물의 무단 폐기 사실 확인 등으로 원자력연구원에 대한 불신과 안전에 대한 불안감은 커졌다.

하지만, 중앙정부의 원자력 안전에 대한 권한과 역할 강화에도 불법행위와 안전관리 체계 한계가 있었다.

대전시와 유성구의 방재에 대한 의무와 책임은 늘었지만, 시민 안전 확보를 위한 규제나 감시 등 권한 부재했기 때문이다.

이에 시는 시민 안전과 환경보전 책무를 다하고자 협약을 구상하고 추진하게 됐다.



▲협약안을 만들고 체결이 되기까지= 시는 일본에 원자력안전협정 제도를 도입하고자 지난 3월 5∼8일까지 일본 이바라키현을 방문했다.

시민단체, 원자력방재전문가, 원자력연구원, 시 관계자 등 5명의 연구단이 구성됐다.

이들은 일본 이바라키현의 원자력 안전협정 운영 실태, 협정안 내용 등을 연구했다.

이후 일본 협정안을 토대로 대전 지역에 적용될 수 있는 원자력안전협약안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1차 협약안이 완성된 것은 지난 3월 31일로, 시는 그날 유성구와 원자력연에 협약안을 처음 제시했다..

이를 검토한 유성구와 원자력연은 수정 의견을 냈으며, 시는 이를 검토해 지난달 말 2차 협약안을 제시했다.

1차 때와 마찬가지로 두 기관의 의견접수를 마친 시는 5월 12일 최종 협약안을 제시했다.

유성구와 원자력연도 최종협약안에는 수용하겠다는 답변을 내 놓았다.

이 같은 결실로 오는 22일 오후 3자 간 원자력안전협약이 체결된다.



▲이번 협약의 주요 내용= 정보제공과 안전대책 사전협의, 원자력안전대책위원회 구성 등 지속적으로 소통ㆍ협력하는 시스템 구축이 주요 내용으로 잡혔다.

우선 원자력연은 ‘환경 방사능 측정조사’를 연중 실시하고 공개해 시ㆍ구가 주관하는 측정조사에 필요한 기술적 지원 등 연구원의 협력할 의무가 있다.

또 방사성폐기물 보관현황, 환경방사선 측정값, 사용후핵연료, 방사성폐기물 이송 등에 대한 ‘정보제공’을 의무적으로 분기별로 시행해야 한다.

고준위 방사성 물질을 사용한 새로운 실험, 사용후핵연료 등 반입과 반출, 원자로 재가동 여부 등을 시·구와 반드시 협의를 진행해야 하는 ‘안전대책 사전협의’ 내용이 명시됐다.

‘긴급상황 현장확인 및 안전조치’ 조항에 따라 원자력이용시설의 사고 등 긴급상황 발생 때 현장확인 및 시민 안전을 위한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원자력연은 시에서 운영하는 시민검증단 활동과 민간 환경·안전 감시활동 협력해야 한다.

시ㆍ구와 연구원은 원자력이용시설에 대한 주변의 안전 확보와 환경보전을 위한 대책이 필요한 경우, 지자체는 원자력안전대책위원회도 구성할 수 있다.

원자력은 원자력 재해 발생으로 주변지역 시민에게 손해가 발생하면, 법령에 따라 신속하게 보상과 배상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앞으로 기대되는 효과= 시는 원자력 안전을 위해 상시로 정보를 교류하고, 참여, 역할분담 등을 제도한 것이라며, 시민들의 불신과 불안 해소에 이바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김우연 대전시 시민안전실장은 “연구원과 자치단체 등 지역사회 구성원이 소통과 협력으로 자치시대에 맞는 원자력 안전문화 정착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치단체가 시민 안전과 환경보전을 위해 원자력 안전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전국 최초 사례로, 중앙 규제기관의 권한을 침해하지 않고도 자치단체의 역할을 강화할 수 있는 사례다.



▲대전시 지역 원자력 불안 해소한다= 시는 올해를 ‘원자력 안전 격상의 해’로 해로 정한 만큼 원자력 전담조직 신설(지난 1월), 시민검증단 출범(3월), 원자력안전 조례 제정·시행(4월), 협약 체결(5월) 등으로 시민 안전에 대한 실질적인 기반을 마련했다고 자부한다.

시 관계자는 ‘원자력 안전 없이 대전의 미래는 없다’는 시 의지를 구체화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시는 앞으로 ‘원자력시설 안전성 시민검증단’ 활동을 본격화 하고 ‘원자력 안전성 강화 범시민협의회’를 구성할 방침이다.

권선택 시장은 “협약기관들 원자력 안전 문제에 대한 공통의 문제인식을 가진 만큼 시민 안전 확보와 환경보전에 온 정성을 쏟을 것”이라며 “상호 이해와 협력을 바탕으로 안전한 원자력시설 운영과 연구개발을 지향하는 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소망기자somangchoi@

▲ 대전시 전경
▲ 대전시 전경
▲ 원자력연구원 내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
▲ 원자력연구원 내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
▲ 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신형 연구로용 핵연료
▲ 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신형 연구로용 핵연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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