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권혁 선수 모습 = 한화이글스 제공 |
불펜진 집단 붕괴 조짐… 재정비 시급
한화 이글스 불펜진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올 시즌 초반 강력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우왕좌왕하고 있다.
한화는 최근 불펜진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3경기(21일 경기 전)에서 한화 불펜의 심각성이 그대로 나타났다. 지난 18일 넥센 전에서 한화는 9회 대거 3점을 뽑아내며 6-4로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한화는 9회 수비에서 마무리 정우람이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하더니 끝내기 만루홈런을 맞고 패했다. 정우람은 넥센과의 3연전 내내 마운드를 올랐다. 16일 경기에서 단 3개의 공을 던졌지만, 불펜에서 몸을 풀면서 많은 공을 던졌다. 지난 19일 삼성전에서도 불펜이 무너졌다. 선발 오간도의 호투로 6회까지 2-2 동점을 이어갔지만, 이후 4실점 하며 패했다. 오간도간 이후에 권혁, 김재영, 송창식, 김범수가 마운드를 이었다. 권혁은 오간도의 승계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고, 송창식과 김범수도 각각 1실점씩을 기록했다. 지난 20일 삼성전에서는 선발 윤규진이 5회까지 3실점으로 무난한 투구를 펼쳤다. 타선도 14안타 10볼넷을 얻어내며 8점을 뽑아줬다. 하지만, 불펜진이 6점을 내주며 9-8로 패했다. 3-6으로 앞선 7회 초 삼성에 대거 5점을 헌납했다. 이날 선발 윤규진을 제외하고 무려 6명의 불펜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권혁, 송창식을 비롯해 심수창, 김재영, 김범수, 이동걸이 차례로 등판했다. 누구 하나 믿음을 주지 못했다.
최근 한화는 선발진이 제 몫을 다해주고 있다. 외국인 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가 부상에서 회복해 돌아왔고,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알렉시 오간도도 차츰 리그에 적응하고 있다. 여기에 베테랑 배영수가 관록 있는 투구를 보여주고 있고, 이태양과 윤규진도 차츰 안정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선발진이 안정되자 불펜이 흔들리고 있다. 한화는 4월까지 구원 평균자책점이 4.35로 리그 5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5월에는 구원 평균자책점이 리그에서 가장 높은 6.02를 기록 중이다. 5월에는 16경기에 블론세이브가 3개로 리그 최다다. 특히 한화는 올 시즌 승계주자 실점이 41점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승계 주자 실점은 39.8%로 KIA(44.7%)에 이어 두 번째다. 투수 교체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뜻이다.
지난 2시즌 동안 불펜에 핵심 역할을 한 송창식과 권혁이 수술 후 복귀했지만, 제 구위는 아니다. 송창식은 리그 최다 25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이 5.85로 높다. 권혁은 10경기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 중이다. 두 투수 모두 지난 시즌에 비해 구위가 전반적으로 떨어져 보인다. 시즌 초반 권혁의 공백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던 박정진도 18경기 평균자책점 7.43의 성적을 남긴 채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장민재(평균자책점 6.17)와 심수창(평균자책점은 3.86)도 제 모습이 아니다. 2군에서 긴급 수혈한 김재영과 김범수도 흔들리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이렇게 불펜투수가 없었던 적은 처음인 것 같다”며 난감해하는 상황이다. 한화로서는 장민재와 박정진, 송은범 등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선수들과 2군 신예로 불펜 정비가 필요하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